[한스경제 김서연] #. 직장인 이지훈(29)씨는 재테크만은 자부한다. 직장생활 3년차인 현재, 그가 모은 돈은 약 4,000만원 정도다. 월급통장, 저축통장, 지출통장, 비상금통장 등 4개로 월급 관리를 하는 이른바 ‘통장쪼개기’와 더불어 목적에 맞게 돈을 부은 ‘목적 통장’ 덕분이다.

이씨는 “이런 목적 통장의 경우 일년에 한두번 은행에서 단발성으로 진행하는 고금리 특판을 이용해 가입해둔다”며 “이런 상품의 경우 한 달에 10~15만원 사이의 비교적 적은 금액을 1년 정도 붓는 경우가 많아 기간도 길지 않아 부담도 없고, 한 번에 돈이 나가는 출산비나 여행자금으로 쓰기 좋다”고 조언했다.

▲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이씨처럼 티끌모아 태산을 만드려는 ‘똑똑한’ 재테크족이 늘고 있다. 버는 것보다 지출이 더 많은 2030세대일수록 재테크는 중요하다. 재정적으로 기반이 약할 수밖에 없는 만큼, 재테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하지만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저축을 꾸준히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765명을 대상으로 ‘2016년 저축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332명(43.4%)이 ‘저축을 꾸준히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월급이 적어서(50.6%)’ ‘대출·카드연체 등 빚이 있어서(34.9%)’ ‘생활비가 많이 들어서(31.9%)’ 등이 꼽혔다(복수응답). 이렇게 월급이 적고, 빚이 있는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 꾸준히 저축한 이들도 433명(56.6%)이나 됐다. 전체 응답자 중 86.9%는 ‘올해 저축 계획이 있다’고 답해 저축에 대한 의지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2016년 저축을 꾸준히 하지 못한 이유. 그래픽=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막 돈을 벌기 시작한 사회초년생일수록 오해가 있을 수 있다. 바로 ‘재테크는 목돈이 있어야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큰돈을 들이지 않고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값진 재테크들이 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목적별로 통장을 나누어 놓는 것이다. 소비용, 저축용, 비상금 등으로 나눠서 통장을 관리하면 과도한 지출을 막고 효율적으로 돈 관리를 할 수 있다. 여행자금이나 결혼비용처럼 한 번에 목돈이 들어가는 경우에 특히 빛을 발하는 재테크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은행에서 일년에 한두번 진행하는 특판으로 ‘짧고 굵게’ 돈을 모으는 것을 추천한다. 불입액이 비교적 적고 기간도 일년 정도로 짧은 만큼 크게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이벤트성으로 진행되는 상품을 노려볼 만하다.

2030 맞춤형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나이대에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수수료 면제, 특별금리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 주거래은행 혹은 급여가 들어오는 은행에서 상품을 가입할 경우 받을 수 있는 혜택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은행 예·적금처럼 안전하고 수동적인 형태의 재테크도 있지만 정기적금처럼 일정금액을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적립식펀드도 고려해볼 만하다. 최저 불입액은 대개 10만원이상에서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대개 만기는 3년이다. 수익이 운용실적에 따라 달라져 심한 경우 원금손실도 감수해야 하지만,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방식이라 위험을 최소화하며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적은 돈이라도 일단 재테크를 시작해 투자액을 늘리거나 꾸준한 소액재테크로 목돈을 만드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지금 적은 돈으로 시작을 해야 본격적으로 돈을 굴려야하는 30~40대에 어떻게 돈을 모으고 쓸지에 대한 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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