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 5월의 신부가 되는 직장인 박수진(31·가명)씨는 매주 주말마다 결혼박람회를 찾느라 바쁘다. 일명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부터 예식장, 신혼여행, 예물까지 실속있는 웨딩 상품을 고르기 위함이다. 박씨는 “넉넉지 않은 월급에 알뜰살뜰 모은 결혼자금을 한푼이라도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아 열심히 발품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경제적 어려움이 청년층의 결혼에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10명 중 4~5명이 비용 문제로 결혼을 망설인 적이 있을 정도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 달 전국 15∼39세 남녀 2,5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2016년 청년 사회·경제 실태조사’ 결과 결혼을 준비해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41.4%가 ‘비용 부담으로 결혼을 망설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의 49.7%, 30대의 40.5%가 비용 문제로 결혼에 주저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평균 결혼자금은 얼마나 될까.

지난 16일 결혼정보업체 듀오웨드가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남성 509명, 여성 491명)을 대상으로 결혼비용 자금에 대해 조사한 ‘2017 결혼비용 실태 보고서’를 보면 신혼부부의 결혼자금은 평균 2억6,332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088만원(4%) 감소했다. 남녀의 결혼 비용 분담률은 약 65% 대 35%로 분석됐다. 전체 결혼 비용 중에서 남성은 1억7,116만원, 여성은 9,216만원을 부담한 셈이다.

평균 결혼자금 비용에서 신혼주택 자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70.8%로, 약 1억8,640만원에 달했다. 연령별로 구분했을 때, 20대 부부의 주택비용이 2억1,022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30대가 1억8,379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연소득별로는 5,0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가 2억1,904만원으로 가장 많은 주택비용을 소비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3,000만원~4,000만원 미만 소득자는 1억7,814만원을 주택비용으로 사용했다. 주택자금을 제외하면 결혼준비 비용은 7,692만원으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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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자체가 어렵다보니, 들어오는 돈이 비슷하다면 결혼자금을 모으는데도 전략이 필요하다. ‘빚더미 신혼’이 낯설지 않다고 하지만 생애주기마다 교육비, 노후자금 등 목돈 드는 일이 계속 생기게 된다.

대개 30대 전후에 직장을 구해 평균 3~5년 사이에 결혼을 계획한다. 결혼을 위한 저축기간이 정해진 만큼 뚜렷한 목표금액과 투자기간, 금융상품의 선택이 필요하다.

먼저 주목할 것은 적립식펀드 상품이다.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기본에 가장 충실한 투자의 한 방법이다. 국내주식형의 경우 주식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이기 때문에 절세의 효과도 볼 수 있다. 다만 수익이 운용실적에 따라 달라져 원금손실의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한달에 40만원씩 2년을 불입하면 약 1,000만원의 돈을 모을 수 있다. 1,000만원 단위로 돈을 모아 다른 안정적인 상품에 재투자하는 것이 좋다.

결혼자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비용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우선 주택청약종합통장부터 준비할 필요가 있다. 주택이 없는 연소득 7,000만원 이하 근로자는 연간 240만원 한도로 저축액의 4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예금상품보다 높은 금리가 보장되고 세제혜택도 있다. 소득이 많지 않은 사회초년생이라면 최소 불입금액인 매달 2만원부터 시작해 주택청약 금액을 증액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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