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4년간 멈춰있던 CJ그룹의 경영 시계가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조만간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복귀하면 그동안 총수 부재로 최소한의 투자와 고용 정책을 펴왔던 CJ그룹의 경영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조만간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4월 경영 복귀를 준비 중이다. 비상경영체제가 장기화 되면서 주요 현안들에 대한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내부 필요성이 이 회장의 복귀를 재촉했고, 조기 복귀 방침을 택한 것이다.

CJ그룹은 이 회장 복귀에 앞서 다음달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통상 12월에 단행하던 정기인사를 대내외적 상황 탓에 미뤄뒀다. 인사와 함께 자연스럽게 이 회장 복귀를 염두에 둔 조직개편 여부도 관전포인트다.

지난 2013년 조세포탈·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현 회장은 2015년 1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았다가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작년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 복권됐다.

이후 자택과 병원을 오가며 유전병 치료에 전념해왔다. '샤르코마리투스'라는 유전병을 앓고 있는 이 회장은 사면 직전 변형된 손과 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회장의 병은 100% 완치 가능한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재활 의지가 무척 강해 짧은 거리는 혼자 걸을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회복됐다. 이식한 신장의 거부 반응도 안정화 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이 회장의 경영 복귀에는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청와대가 이미경 CJ E&M 부회장 퇴진을 강요했다는 증언과 경기도 고양 K컬처밸리 사업시행자 선정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CJ그룹은 이 회장의 경영 복귀 시점과 방식에 대해 상당한 고민을 많이 해왔다. 내부에서는 외부 행사보다는 신입사원이나 전 계열사 임원들이 모이는 내부 행사를 통해 최대한 조용하게 복귀하는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안팎에선 이 회장의 경영복귀 기대감이 크다. 이 회장은 아픈 몸을 이끌고도 그룹의 주요 현안은 직접 보고 받으며 챙겼지만 과감한 투자 단행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회장 대행 체제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했다. 오너 일가의 직계로 구심점이 사라지면 공격적인 경영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제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투자와 고용 등과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CJ그룹은 올해 투자액을 5조원 규모로 설정하고 대대적인 투자방침을 정했다. 지난해 투자액이 1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규모다. 창사 이래 최대 투자액이기도 하다.

이 회장이 복귀하면 적극적인 인수합병에도 가속도가 붙게 된다. 업계에서는 2013년 이 회장 구속 이후 여러차례 크고 작은 M&A에서 고배를 마신 만큼 이 회장이 직접 해외 대형 M&A에 나서지 않겠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회장이 경영일선에 떠나 있을 당시 손경식 회장을 통해 임직원에게 강조한 것이 있다. "내가 반드시 건강을 회복할테니 여러분은 내 걱정 말고 우리의 공동목표인 '그레이트 CJ', 2020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위해 중단없이 정진해달라"라는 주문이다.

이 회장을 필두로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20년까지 CJ그룹은 쉼없이 달릴 것으로 보인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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