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아놀드 스포츠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대한민국 체육이 전문체육에서 생활체육으로 이동하는 과도기에 접어들었다. 이른바 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시기다. 생활체육의 활발한 붐 조성을 위해 한국 체육계가 벤치마킹할 대상으로 미국의 아놀드 스포츠 페스티벌이 주목받고 있다.

아놀드 스포츠 축제는 유명 헐리우드 배우이자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아놀드 슈워제네거(70ㆍ오스트리아)의 이름을 따 1989년 만들어진 역사와 전통의 생활체육 대회다. 처음에는 보디빌딩 위주로 시작됐던 이벤트가 기존 아놀드 클래식(보디빌딩)을 비롯해 대규모 피트니스 엑스포와 체조ㆍ요가ㆍ역기ㆍ팔씨름ㆍ달리기까지 무려 70개 종목에서 매년 2만명에 달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경연이 펼치는 초대형 축제의 장으로 거듭났다.

슈워제네거가 주최하는 이 축제는 규모를 나날이 키워 스페인ㆍ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ㆍ브라질 등 전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

아놀드 스포츠 축제는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매년 2월 말이나 3월 초에 열린다. 올해는 지난 3일(한국시간) 콜롬버스 컨벤션 센터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6일까지 진행되는 대회에서는 최고 인기인 아놀드 클래식 무제한급과 여성 비키니, 스트롱맨 종목에 관객들의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한국에서 초청된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은 약 40분간 공연을 선보여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고 팔씨름 경기에도 한국 대표팀이 나가 선전했다. 인도에서 국민 생활 스포츠로 꼽히는 요가 역시 관람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놀드 스포츠 축제는 참가자만 2만여명에다 가족들이 함께 응원에 나서면서 매년 20만명이 행사장을 찾는다. 짐 로리머 공동 창업자는 “올해로 70개 종목까지 확대했다”며 “항상 전년보다 더 준비를 잘 하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을 넘어 온 가족이 다 같이 웃고 즐기는 생활체육 문화는 한국 체육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는 진단이다.

아놀드 스포츠 축제는 오는 10월 한국 개최가 추진 중인데 이런 대형 이벤트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말할 수 없이 크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생활체육을 통해서 신체 건강은 물론 건전한 인격ㆍ정신수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경우가 많다.

요가 대회에 나선 한 여성 참가자는 오하이오주 지역 신문인 콜롬버스 디스패치와 인터뷰에서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는 최고의 운동이 요가”라고 소개하면서 “요가를 하면서 모두를 사랑하고 용기를 북돋우는 법을 배웠다. 남들과 경쟁에서 최고가 되려는 게 아니라 내 안의 최고를 끌어내기 위해 애쓰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시범단을 파견한 국기원의 관계자는 “주최 측에서 태권도 시범 공연을 해달라고 요청이 왔다”며 “아놀드 스포츠 페스티벌과 그 다음 같은 주에서 어린이 청소년 스포츠 페스티벌 등 두 번 공연을 한다. 우리가 태권도 모국이다. 모국에서 온 국기원 시범단은 미국 국민들에게 색다른 의미로 작용한다. 그런 측면에서 신경을 써서 파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기원의 태권도 시범을 통해 저변 확대 및 한류ㆍ한국 문화의 긍정적인 접근과 양국의 문화 교류를 선점한다는 취지다. 행사에 80개국에서 20만명이 온다고 들었다. 태권도를 지속적이고 세계적인 문화 상품으로 발전시켜나가 수련 열풍이 불 수 있게끔 동기부여를 주는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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