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한 400만원 되나.”, “세금 제하면 그렇게 안 되지.”, “아니지. 당신 보너스 타는 거 감안하면 400만원은 넘지.” 직장인 A씨가 자신의 월수입에 대해 부인과 나눈 대화내용이다.

매일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도 아니고, 매월 꼬박꼬박 월급이 입금되고 급여명세가 나오는 직장인이 정확한 자신의 수입을 알 지 못하는 경우는 너무나 많다. 특히 맞벌이의 경우 서로가 각자 수입을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재무설계나 투자에 있어 보통 수입의 몇 %식으로 금액을 산정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진행한다. 하지만 전체 수입과 순수입을 모르고서는 제대로 된 포트폴리오 구성이 불가능하다. 흔히 연봉이나 연 소득의 개념은 세 전 급여를 얘기하고, 4대보험료와 근로소득세 등으로 10% 정도 공제되기 때문에 세 후 수입을 순 수입의 개념으로 생각는 것이 맞다.

3년에서 5년, 혹은 10년 정도의 재무계획을 세우기 위해 우리 가정의 수입과 지출규모를 정리해보자. 우선은 부부가 각자의 근로/사업소득을 적는다. 여기에는 상여금 등이 포함된 월 평균 급여를 적는데 최근 몇 년간의 수입 증가율도 따져보는 것이 좋겠다.

다음으로 임대소득이나 연금 소득 외의 고정적인 수입을 기입한다. 혹시 연금을 받고 있는 경우라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 등에 대해서도 수령 가능 금액을 적어보도록 하자. 주택연금을 계획하고 있다면 별도로 주택연금 수령 예상액도 적어보자. 이렇게 우리 가정의 전체적인 수입에 대한 규모와 항목이 정리가 되면 이번에는 지출에 대한 사항을 정리할 차례.

총 생활비를 자녀교육,식비,의복/미용,건강/문화,주거/통신,교통/차량,생활용품 등으로 항목별로 최대한 자세하게 적는다.중요한 것은 이 금액에서 자녀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따로 산출해보자. 나중에 은퇴 이후의 부부 단독 생활비를 미리 계산해 보고자 하는 취지다. 그리고 나이가 50대가 넘어가면서부터 월평균 예상 지출액도 산출해 보는 연습을 하자.

은퇴 준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보다도 목돈을 많이 저축해 놓는 것과 연금이나 임대 사업등 고정적인 월 수입을 창출하는 것이다. 필자가 요즘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은퇴 전의 생활비에서 50%이상 줄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퇴자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은퇴 이후 첫 해에 너무나 많은 지출을 한다는 점이다.

별 생각 없이 기존에 생활하던 대로 외식도 자주하고 옷도 사고 여행도 다니고 생활하다 보니 씀씀이가 기존의 생활비 수준과 맞먹어서 1년 후 깜짝 놀라는 경우를 흔히 본다. 50대로 접어들면서 가끔은 “아. 이정도 금액으로도 생활이 가능 하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출을 줄여야 한다. 기존 생활비의 50% 정도로….

지출관리에 있어서는 기존 자산운용의 틀을 깨지 않으면서 긴급 지출용 예비자금 준비와 절세가 중요하다. 갑작스런 병원비나 자녀 관련 비용을 부담할 수 있도록 자금을 입출금이 자유로운 CMA나 MMF 같은 통장에 넣어둬야 한다. 각종 절세 방법을 찾고 세금을 늦게 내 과태료나 납기 후 금액을 과다하게 내는 일도 없어야 한다.<서기수 IFA자산관리연구소 소장>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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