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부동산 시장에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43만 가구, 올해 건설사들이 토해낼 아파트 분양 물량으로 최근 15년간 가장 많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9만 가구가 분양됐고 하반기에는 24만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부동산114가 분양실적을 조사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분양 폭탄'이 절정에 이르면서 종전까지 1순위 마감이 이뤄지던 곳에서 청약 미달과 미분양도 증가하고 있다.

건설사들도 위기설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계획된 물량은 모두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이 어마어마한 물량을 대는 것은 시장원리가 기반이다. '물들어 올 때 노 젓는다'는 말처럼 시장이 좋을 때 수익을 올려야 하는 게 기업의 원칙이다.

또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올해 부동산 호황은 7~8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 부동산 경기가 꺼지면 언제 다시 호기가 돌아올지 알 수 없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던 시절에는 '1+1'상품이 나올 정도로 건설사들은 악전 고투 했다.

A건설 관계자는 "항상 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탄다. 좋을 때는 좋지만 나쁠 때는 한없이 나쁜 게 부동산 시장이다"며 "현재 분양되고 있는 아파트들 중 실 수요자가 구입하는 곳은 큰 대미지가 없겠지만 투기성 자본이 유입된 곳은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B건설 관계자는 "올해 저금리와 전세난, 청약제도 개편 등의 호재로 분양시장이 호전됐지만 이런 분위기가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며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박근혜 정부까지만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2차례에 걸쳐 위기가 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과 2019년이다. 이 시기가 작년 올해 분양된 물량의 입주시기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분양권 전매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것은 분양시장에 투기·투자 수요가 많다는 의미"라며 "당장 분양은 되겠지만 입주 시점에 소화가 가능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정부가 7월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자 주택시장은 열기가 수그러들며 관망세로 접어들었다. 또 9월 이후 미국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기 시작했다.

4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한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저소득층이라든지 신세대들이 은행의 과도한 대출을 일으켜 집을 사는 것은 폭탄을 안고 사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며 “과잉분양은 2년 뒤 입주할 기간이 되면 과잉전매와 과잉공급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경기성장의 둔화, 소득감소 등 (글로벌 경기침제) 조건과 어느 정도 맞물린다면 가격하락은 더욱더 깊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최적의 입지에 최고의 상품을 조달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조언한다. 부동산 경기가 죽었을 때도 입지조건이 좋은 곳은 100% 완판 행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채준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