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자산 300조원 신한은행을 이끌 새 수장이 되면서 올 상반기 굵직한 은행장 인사가 마무리됐다.

지난 1월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취임을 시작으로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민영화 원년을 맞은 우리은행을 2년 더 이끌게 됐다. 그 뒤를 이어 2월에는 ‘화합의 아이콘’인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했고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초(超) 격차의 신한’을 만들겠다”며 큰 그림을 그렸다.

연임과 취임으로 새로이 은행을 이끌게 된 이들의 전략은 글로벌과 핀테크 분야에서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 (왼쪽부터) 김도진 기업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사진=각 사 제공

■ 글로벌 – “해외수익 비중 올리고 네트워크 넓힌다”

김도진 기업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해외 수익의 비중을 20%까지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위 행장은 7일 있었던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신한은행의 전체 수익 중 해외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오는 2020년 내로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위 행장은 신한은행의 비전을 ‘초(超) 격차의 리딩뱅크’로 제시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두 가지 길로는 ‘글로벌’과 ‘디지털’을 내세웠다.

그는 “승자가 모든 것을 다 가져가는 디지털 시대엔 초 격차의 은행이 아니면 리딩뱅크가 될 수 없다”며 현재 12%인 해외 수익의 비중을 2020년 안에 20%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재 신한은행의 해외네트워크는 20개국 150개에 달한다. 특히 일본과 베트남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업은행은 11개국에서 27개의 해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김 행장은 지난해 있었던 취임식에서 “동아시아 금융벨트를 완성하고 해외이익 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업은행은 성장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지역을 거점으로 해외진출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지점 개설부터 현지은행 인수, 법인 설립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에 있다.

우리은행은 252개의 해외 네트워크로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해외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에도 꾸준히 네트워크를 늘려나간다. 국내 영업만으로는 한계에 직면한만큼 신성장 동력을 해외에서 찾기 위함이다. EU지역 내 교두보 마련을 위해 지난 1월 말 폴란드 사무소를 개점했고, 7월 말에는 독일 현지법인을 신설하는 등 유럽 금융시장까지 발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KEB하나은행도 해외공략에 적극 나선다. 올해 하나은행은 미얀마나 캄보디아 등 주로 동남아지역을 중심으로 지분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또, 인도네시아와 멕시코에 현지법인을 신설할 계획이다.

■ 핀테크 - “모바일 플랫폼 활용할 것”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범을 앞두고 모바일뱅크 강화 등을 통해 핀테크 기술을 키우는 것도 필수가 됐다. 이들은 편리하고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통합포인트’를 앞세워 은행별 모바일 플랫폼으로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고 새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핀테크 분야 선도자로 입지를 굳힌 곳은 KEB하나은행이다. 전자지갑, 모바일뱅크, 통합 멤버십 등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하나멤버스에 증강현실 서비스를 탑재한 ‘하나머니GO’까지 핀테크 분야에서만큼 타 은행과 일찌감치 거리를 둬왔다. 함영주 행장은 연임 뒤 “디지털 혁신으로 강한 은행을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우리은행은 2015년 출범시킨 국내 첫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로 기술력을 키우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 통합포인트 제도인 ‘위비멤버스’, 쇼핑 장터인 ‘위비마켓’ 등 ‘위비’라는 이름의 다양한 채널을 만들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올해에도 위비뱅크 전용 금융상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차별화된 위비톡 콘텐츠 등으로 핀테크 분야에서 타행보다 한발 앞서겠다는 포부다. 위비플랫폼의 강화는 올해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신년사에도 주요 업적으로 등장했고, 최근 있었던 임원추천위원회 면접에서 이 행장이 향후 우리은행 발전전략 중 하나로 제시한 내용이기도 하다.

신한은행은 올해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위 행장은 행장 단독후보로 추천된 직후 “디지털 경영이라는 화두에 맞춰 그간 특히 핀테크 분야에 투자와 관심을 기울여왔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이미 신한카드 사장으로 재직하며 ‘신한FAN(판)클럽’ 출시와 빅데이터센터 구축 등 핀테크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업무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기업은행은 김도진 행장 취임 후 첫 조직개편에서 마케팅그룹과 기업금융(IB)그룹을 각각 미래채널그룹과 기업투자금융(CIB)그룹으로 재편했다. 미래채널그룹은 디지털금융·비대면채널 등 핀테크 업무에 주력한다. 김 행장은 디지털 금융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고객 상담원을 대체할 수 있는 ‘금융상담봇’의 시범 도입, 손쉬운 인증·간편송금 등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액티브 시니어 뱅킹' 앱 출시 등을 추진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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