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논란의 스타들이 작품 활동으로 컴백을 앞두고 있다. 배우로서 본업에 충실한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논란을 불식시킬 ‘면죄부’로 특별한 자숙 기간 없이 작품 활동을 택하는 행보가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불륜 스캔들로 뜨거운 감자가 된 배우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은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홍보 차 공식석상에 선다. 이들은 13일 열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 국내 언론 시사 후 기자간담회에 나란히 참석할 예정이다. 불륜 스캔들 후 약 9개월 만에 국내 취재진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다소 파격적인 행보를 택했다. 그동안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어떤 해명도 없었기에 이들의 첫 국내 공식석상에는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두 사람은 베를린영화제에도 나란히 참석해 시종일과 다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홍 감독은 김민희와 “친밀한 사이”라고 밝혔고, 김민희는 여우주연상 수상 후 “감독님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김민희와 홍 감독은 작품을 통해 꾸준히 끈끈한 호흡을 맞췄다.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처음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이어 지난 해 칸영화제 당시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클레어의 카메라’를 촬영했다. 올 초에도 서울에서 네 번째 작품을 함께 작업했다.

지난해 7월 성매매 논란을 일으킨 엄태웅 역시 김기덕 필름의 영화 ‘포크레인’으로 복귀를 앞두고 있다. ‘포크레인’은 김기덕 감독의 제자인 이주형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다. 2013년 정우와 김유미 주연작인 영화 ‘붉은 가족’으로 제26회 도쿄국제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다.

대중은 자숙기간 6개월 만에 복귀를 선언한 엄태웅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국민아빠’ 이미지를 보였던 만큼 대중이 엄태웅의 사건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게 사실이다.

엄태웅은 상처 받은 가족과 대중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가족과 함께 인도네시아 발리로 여행을 떠나며 오랜 자숙을 결심한 듯 했다. 발리는 엄태웅과 아내 윤혜진이 신혼여행을 떠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컴백 시기와 다를 없이 차기작을 결정해 복귀를 알렸다.

그러나 사실상 엄태웅의 지상파 방송 복귀는 무리수다. 성매매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 만큼 시청자의 시선을 중요시하는 방송에서 엄태웅에게 작품 제안을 할 수는 노릇이다. 반면 특별한 제약이 없는 영화계에는 얼마든지 발을 들일 수 있다. ‘포크레인’ 역시 이 감독의 러브콜로 엄태웅의 출연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해외 영화제에서 사랑 받는 김기덕 필름의 작품인 만큼 엄태웅의 연기력이 재평가 될 수도 있다. 김민희 역시 스캔들 때문에 ‘스타’ 이미지는 하락했으나, 배우로서는 여전히 높게 평가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엄태웅 역시 본업인 배우로서 인정받기 위해 작품 활동을 재개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앞서 이승연과 성현아도 김기덕 감독의 작품으로 복귀를 한 공통점이 있다. 위안부 누드집 파문으로 비난을 받은 이승연은 2004년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빈집’으로, 성현아는 성매매 혐의로 도마에 올랐다. 성현아는 3년 동안 긴 법정싸움을 이어간 끝에 무혐의 판결과 동시에 김기덕 감독의 ‘그물’(2016년)에 출연했다. 배우로서 연기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 셈이다.

논란과 파문으로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스타들이 택한 면죄부는 연기다. 그러나 철저히 배우로서 대중에게 인정 받기를 원하는 이들을 향한 대중의 시선이 변할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연합뉴스, 영화 '시간' 스틸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