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 Mr . 마켓 <112회> 글·김지훈

"나의 영생 이식 비용을 댄, 사람이 …. 당신인가?”

안젤로 교황의 코끝이 이사벨에게로 향했다. 콧등에 인 잔주름은 먹잇감을 찾는 승냥이 같았다.

“감사를 바라진 않아요.”

이사벨은 자세를 낮춰 안젤로 교황의 손을 잡아주었다. 곁에 서 있는 마킷은, 화학 반응을 지켜보는 과학자처럼, 둘의 모습에 집중했다. 영생자 둘이 만나면 무슨 대화를 하게 될까? 교황은 미간을 찌푸린 채, 시간을 끌었다.

“나를 조롱하는 건가?”

“왜 제가 그래야 하죠? 당신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분이세요.”

“우리?”

“당신을 포함한 모든 영생자들이죠.”

“나의 어둠을 알고 있나?”

“네.”

이사벨은 교황의 손등을 쓰다듬었다.

“겪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건데 …. 영생자는 그런 존재인가?”

“네.”

“자네는 언제 영생을 받았지?”

“삼 년 전이에요.”

“후회하지 않나?”

“처음엔 조금 …. 지금은 후회하지 않아요.”

“갈증도 느끼나?”

“그 갈증은 우리가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죠.”

“갈증이 무엇인지 정말 알고 말하는 건가?”

“네.”

“어제 부활절 미사가 있었지. 어린아이가 꽃다발을 전해 주었는데…… 묘한 충동이 일어나더군. 자칫 잘못했으면 그 아이의 목을 물어뜯을 뻔했지! 날이 갈수록 충동이 점차 강해져. 언젠가는 자제력을 잃고…….”

“알고 있어요.” 이사벨은 교황의 손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당신과 저는 그런 존재예요.”

“사람들도 알고 있나?”

“아뇨. 그랬다면 마녀사냥이 시작되었겠죠.”

“왜 나에게 영생을?”“말했잖아요. 당신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고요.”

“왜지?”

“당신은 수많은 사람을 뜻대로 움직일 수 있어요. 원하신다면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고, 악마에게 세례를 내릴 수도 있잖아요.”

“내가 왜 그래야 하지?”

“그건 당신이 정하세요.”

“ …. 살아 있는 아이를 공급받고 싶어. 시중이 아니라, 나의 먹잇감으로 ….”

교황이 말하고, 이사벨이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마킷이 나섰다.

“거절합니다.”

“자넨 영생자가 아니군. 냄새로 알 수 있지.”

교황은 히쭉거렸다.

“아이를 공급하는 건 위험부담이 너무 큽니다. 당신은 사제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니까요. 사제들이 당신의 취향을 눈감아 주진 않을 겁니다. 사람들은 당신을 숭배하지만, 비밀이 새어 나가면 한순간에 밑바닥까지 추락할 겁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건 ‘위대한 죽음’입니다. 죽는 순간 당신은 성자聖者로 남게 됩니다. 당신을 기념하는 축제도 열리겠죠.”

“감히 나더러 자살하란 말인가!”

교황의 표정은 사납게 일그러졌다.

한국스포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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