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채성오 기자] 지난해 알파고 쇼크 이후 ‘인공지능(AI)’ 산업은 정보통신(IT)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떠올랐다. 약 1년여만에 AI 기술은 지속적인 발전을 이뤘고 상용화된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초고속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률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하는 모습이다.

▲ 한국스포츠경제 DB

15일 IT업계에 따르면, 외산 AI 서비스들이 한국어 배우기에 나섰다.

구글은 LG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G6에 자사 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하면서 한국어 버전 출시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현재 구글 어시스턴트는 영어와 독일어 버전만 서비스 중이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본지에 “구글 어시스턴트 개발자가 한국어 버전 개발을 공식화 했다”며 “완성 단계에 대한 정확한 시점은 개발이 완료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IT업계는 구글 어시스턴트 한국어 버전이 개발될 경우 이를 탑재하는 제품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 가운데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AI 생태계를 넓힐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한국어 버전이 개발되면 G6 판매에 기폭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G6에 구글 어시스턴트 한국어 버전이 서비스 되면 AI 플랫폼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 AI 플랫폼 ‘빅스비’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어 버전이 실행되지 않는 G6의 구글 어시스턴트는 ‘반쪽’ 취급을 받아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AI 기반 신경망 기반 번역에 한국어를 새롭게 추가했다. 동시에 자연어 처리 서비스 ‘루이스(LUIS)’의 한국어 지원 계획도 공개하면서 국내 AI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신경망 기반 번역은 단편적인 단어에 대한 직역 대신 문장 전체 맥락을 파악해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번역 결과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AI와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반의 신경망 번역은 기존 기계 번역보다 한 단계 진화한 혁신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MS의 신경망 번역 기술은 MS 트랜스레이터 및 스카이프의 실시간 번역에 적용하고 있어 국내 사용자의 이용 빈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한국어를 지원하는 AI 플랫폼 루이스. 한국MS 제공

루이스는 챗봇(채팅 로봇), 앱을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와 결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파리행 티켓을 예약해줘'라는 문장을 입력하면, 루이스와 결합된 서비스 플랫폼에서 파리행 티켓을 예약할 수 있는 사이트를 불러온다. 빅데이터를 입력하면 루이스가 학습을 통해 더욱 똑똑해진다.

MS는 루이스에 한국어를 지원해 스마트 스피커, ARS 부가 서비스, 상품 예약 및 조회 등 다양한 한국어 앱 개발을 기대하고 있다.

아마존의 AI 소프트웨어 ‘알렉사’도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까지 공개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에서 삼성전자, LG전자, 코웨이 등 국내 가전업체들이 알렉사 탑재 제품을 선보이면서 한국어 서비스에 대한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알렉사는 미국은 물론 영국, 독일 등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 개척지가 한국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만큼 이르면 연내 한국어 학습이 완료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IT업계 관계자는 “AI는 빅데이터 학습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진출이 용이한 강점을 지닌다”며 “국내 AI 시장이 초기 시장을 구축하는 만큼 외산 기업들의 공략도 눈에 띄게 증가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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