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테슬라가 드디어 국내에 첫발을 디뎠다. 지난 15일 경기 스타필드 하남에 1호 매장이 열렸다. 

세간의 관심은 뜨거웠다. 오픈 시간인 10시경에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매장을 들렀다. 테슬라 마니아인 정 부회장은 테슬라 매장을 스타필드 하남에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인 것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정 부회장은 전시차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출시 예정인 모델X 사전 계약까지 마치고 자리를 벗어났다.

▲ 테슬라 매장은 모델S90D를 보러 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김재웅기자 jukoas@sporbiz.co.kr

직접 가본 테슬라 매장 1호점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어린 아이에서 노부부까지 남녀노소 수십명이 매장을 가득 채웠다.

하얀 옷을 입은 ‘프로덕트 스페셜리스트’들이 눈에 띄었다. 5명 정도 되는 이들은 관람객들이 편하게 관람을 할 수 있도록 차량 기능을 소개하고 시연을 해줬다. 시승신청을 돕기도 했다.

▲ 매장내 디자인스튜디오에서는 테슬라 도장뿐 아니라 터치식 스크린을 통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재웅기자 jukoas@sporbiz.co.kr

방문객들은 매장에 전시 중인 모델S90D 2대에 달라붙어 눈을 떼지 않았다. 구석구석 꼼꼼히 살피다가 차례가 되면 운전석에, 조수석에, 뒷좌석에 앉아봤다. 새 차라 가죽 냄새가 코를 찔렀다. 하지만 혁신의 아이콘, 테슬라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 밖에도 매장에서는 테슬라 전기차 속을 보여주는 전시물 1대와 디자인 스튜디오, 그리고 2대의 키오스크를 볼 수 있었다. 모델S90D에서 선택할 수 있는 색상과 테슬라를 이용하면 얼마나 연료를 아낄 수 있는지를 소개한다.

▲ 프로덕트 어드바이저가 모델S90D의 본네트 후드를 열어 모델S만의 독특한 수납 공간을 보여주고 있다. 김재웅기자 jukoas@sporbiz.co.kr

대체로 방문객들 대부분은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전시된 차들은 사실상 아무런 기능도 시연할 수 없다. 그래도 방문객들은 이런 저런 기능들을 확인하며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차를 타보고 시승 신청까지 마친 한 관람객은 “듣던 대로 디자인뿐 아니라 기능에서도 혁신적이다”며 “하루 빨리 시승을 해보고 싶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내연기관 차와 확연히 다른 구조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모델S90D는 엔진이 없어서 본네트를 열면 59.5리터의 수납공간이 나온다. 어드바이저가 본네트를 열자 관람객들이 앞으로 몰려들었다.

다만 모든 관람객이 테슬라에 만족한 것은 아니다. 특히 실제 구매를 염두에 두고 매장을 찾은 사람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았다.

가장 문제는 좁은 2열이었다. 차량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며 질문을 쏟아내던 한 노부부는 2열에 앉자마자 “아우 너무 좁아서 쓰지를 못하겠네”라며 실망한 기색을 드러냈다.

▲ 당초 우려와는 달리 테슬라는 오는 6월 모델S90D 출고시 오토파일럿 기능도 무리없이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은 벤츠와 같이 방향지시등 밑에 스틱으로 사용할 수 있다. 모델S는 변속기도 벤츠와 같이 스티어링휠 우측에 달았다. 김재웅기자 jukoas@sporbiz.co.kr

비싼 가격도 문제였다. 모델S90D 국내 판매 가격은 1억2,000만원을 넘는다. 배터리 용량이 큰 탓에 정부 보조금도 받지 못한다. 테슬라는 글로벌 출시 가격과 비슷하게 책정했다며 특별히 비싼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꿈도 꾸기 어려운 수준이다.

어드바이저에 가격을 물어봤던 한 관람객은 “차가 좋아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가격을 고려하면 그리 합리적이지는 않다. 구입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특히 2열이 생각보다 훨씬 좁아서 일반 소비자들이 쓰기에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매장을 찾은 자동차 마니아들은 테슬라에 대한 혁신적이라는 수식어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출시 당시에는 시대를 앞서있었겠지만 이제는 새롭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오토파일럿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줄어 있었다. 오토파일럿은 테슬라의 반자율주행 기술이다. 출시 당시만 해도 수준 높은 기술로 주목받았지만, 이제는 국내에서도 왠만한 신차에서 오토파일럿과 같은 2세대 자율주행 기술을 찾아볼 수 있다.

▲ 타이어는 컨티넨탈 제품을 쓴다. 김재웅기자 jukoas@sporbiz.co.kr

오토파일럿 기능에 대한 설명을 듣던 한 관람객은 “어드밴스드 크루즈 컨트롤에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을 쓰면 그렇게 되는 것 아니냐”며 “이미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라서 특별하지 않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 모델S90D 운전석은 '첨단'이라는 느낌을 준다. 김재웅기자 jukoas@sporbiz.co.kr

이런 분위기 때문에 오는 6월 모델S90D 출고 시작 후에는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테슬라 발표도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앞서 업계에는 인증 등 문제 때문에 모델S90D에 오토파일럿 기능이 제거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었다.

매장을 나가던 한 관람객은 “혁신의 아이콘으로 알려진 자동차라서 무리를 해서라도 구매를 고려했었지만 기대만큼은 아니다”며 “국내 출시가 너무 늦었다고 본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 스타필드하남 테슬라 매장에는 관람객들이 끊임없이 자리를 채웠다. 김재웅기자 jukoas@sporbiz.co.kr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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