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은행들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우대이율은 기본이고, 보험가입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며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모양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수도 늘어나는 추세이며 지난 1월 말 현재 201만명 수준인 국내 체류 외국인이 4년 내에 300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이들을 대상으로 은행들이 송금서비스 및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4대 은행(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의 외국인 고객은 60~110만명 수준이다. 외국인 개인고객의 해외송금 실적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3년 34억8,700만 달러였던 외국인 개인고객 해외송금 실적은 2014년 36억5,000만 달러, 2015년 39억300만 달러로 늘었다. 3년 만에 4억1,600만 달러 증가했다.

92만명 가량의 외국인 고객 수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의 경우 외국인 개인고객의 해외송금 실적(당발송금)은 지난해 10억 달러를 넘었다. 5억2,620만 달러였던 2014년의 두 배 정도 되는 수준이다.

은행들이 저마다 내놓은 외국인 고객 전용 상품의 특징은 쉬운 해외송금, 함께 제공되는 보험 서비스 등을 들 수 있다.

국민은행이 지난 13일 ‘KB WELCOME PLUS(웰컴 플러스) 적금’을 내놨다. 기존 웰컴 시리즈에는 수시입출금 통장과 카드만 있었으나 이번에 적금이 추가로 출시됐다. 이 상품은 만기자금을 사전에 신청한 본국계좌로 자동 송금해주는 서비스(만기안심 본국송금서비스)를 제공한다. 외국인고객이 불가피한 사정으로 국내에 없을 때 안심하고 만기자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상해 안심 보험가입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한다.

▲ 국민은행은 지난 13일 외국인고객 전용상품 'KB WELCOME PLUS(웰컴 플러스) 적금'을 출시했다. 사진=국민은행

KEB하나은행에도 외국인 전용 상품 3종 예·적금 패키지 ‘이지원’이 있다. 이 상품에 가입하고 해외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상해보험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지원 해외송금은 자기 계좌에 돈을 넣으면 미리 등록해놓은 해외 계좌로 자동 송금해준다. 인터넷뱅킹·폰뱅킹에서도 이용할 수 있으며 송금 수수료도 30% 할인해준다.

외국인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은행들은 모바일 비대면 서비스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의 송금 서비스는 외국인 고객 특화영업점이나 송금센터 등 오프라인 위주로 제공돼왔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외국인 고객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인 ‘신한 글로벌 S뱅크’를 출시했다. 10개국 언어로 국내 자금이체, 환율조회, 해외송금은 물론 외국어 콜센터 연결까지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휴면보험금을 환급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신한은행은 지난 1월 외국인 고객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인 '신한 글로벌 S뱅크'를 선보였다. 사진=신한은행

은행들이 이처럼 전용 상품이나 특화 서비스 등으로 외국인 고객을 유치하려고 하는 것은 이들이 해외송금이 잦은 만큼 그에 따른 수수료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의 외환거래 수수료 이익 중 환전이나 해외송금 등으로 발생하는 외국인 개인고객 거래 수수료는 2015년 91.3억원에서 2016년 119.5억원으로 액수도 늘고 비중도 3.25%에서 4.04%로 커졌다.

또, 외국인들은 국내에 정착해 한번 은행과 거래를 시작하면 주거래은행도 쉽게 바꾸지 않는다. 언어의 문제가 가장 큰데다, 여러 곳의 은행에서 금융거래를 할 필요를 못느껴 특히 근로자의 경우 급여를 받는 은행에서만 꾸준한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단순한 송금 이외에 세무, 부동산투자자문, 외국인직접투자 등 자산관리 분야인 금융·비금융 서비스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당장은 은행들에게 수익성이 크지 않더라도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외국인 고객 마케팅 등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 전용 서비스들은 그 서비스 자체로 수익을 내려고 한다기보다 더 많은 외국인 고객을 확보해 다양한 거래를 유치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외국인 근로자와 외국인 유학생 수 증가로 해외송금 실제 이용고객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향후 은행이 외환비이자 수익을 내는데 있어 핵심적인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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