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판매량 저조로 브랜드 폐지까지 예상됐던 PYL. 최근 들어 다시 부활할 조짐을 보인다.

내수 시장에는 해치백이, 글로벌에서는 왜건이 포스트 SUV로 떠오르면서다. 운전 재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새로운 벨로스터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PYL(Premium Younique Lifestyle)은 현대차가 2000년대말 젊은 소비자를 겨냥해 만든 브랜드다. i30와 i40, 벨로스터가 이 브랜드 라인업이다. 출범 당시 톱스타를 CF 모델로 기용하면서 상당한 주목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판매량에서 난조를 보이며 올 초에는 브랜드 철수설까지 나왔다.

▲ 신형 i30는 개성있는 디자인에 높은 성능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서서히 늘려가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그런데 이 달 들어 반전의 물꼬가 트였다. 앞장선 것은 i30다. 출시 첫 달 월 596대 판매량이 최대였던 i30는 3월 10일까지만 300대 이상 팔아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기록 경신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관심도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i30 판매량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상품성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하는 상황이 꼽힌다. 해치백 시장이 크지 않은 국내에서 i30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아무래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입소문이 전해졌고 소비자들도 찾게됐다는 것이 관계자들 추측이다.

실제로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등에서는 i30에 대해 높게 평가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외국에서 나온 평가를 공유하거나 시승 경험을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띈다.

▲ 현대자동차는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 i30 왜건까지 선보였다. 세계적인 왜건형 모델 인기를 반영한다. 현대자동차 제공

3월에는 다양한 프로모션이 제공되면서 비용 부담이 줄어든 것도 i30 인기 반등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1% 저리 할부를 비롯해 신혼부부 및 신입생과 재구매 고객에 대한 할인 등이다. 중형차급 가격이 문제라며 논란이 있었던 상황. 프로모션 덕분에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급증했다.

앞으로도 i30 전망은 밝다. 해치백의 실용성에 대한 인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골프와 르노삼성 클리오가 출시를 앞두고 있어 시장 성장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i30에 이어 i40도 눈에 띄게 많은 소비자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스테이션 왜건 모델에서 이런 모습이 확연하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왜건은 SUV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제네바모터쇼에서는 오펠, 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사들의 왜건형 차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SUV 독주에서 피로를 느낀 소비자들이 왜건형으로 눈길을 돌린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포착된다. 아직 판매량에서 뚜렷한 변화는 없지만, 최근 들어 SUV를 찾는 고객 중에는 왜건형 차량 구매를 염두에 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 전언이다.

한 현장 관계자는 “실용성 때문에 SUV를 찾은 고객 중에는 왜건형 차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며 “아직 판매량 증가는 보이지 않지만 세단과 SUV의 장점을 모아놓은 왜건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만간 내수 시장에 왜건형 모델들이 늘어나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규모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조만간 볼보는 세계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왜건형 모델인 크로스컨트리를 국내에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그 밖에 수입차 업체들도 왜건형 모델을 눈여겨 보고 있는 상황. 시장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PYL 재도약의 마지막 열쇠, 벨로스터도 ‘현실적인 스포츠카’로 '펀드라이빙' 시대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벨로스터는 올해 말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인 N시리즈를 달고 2세대를 출시할 예정이다. 1세대 벨로스터는 저렴하고 실용적인 스포츠카로 주목받았다. 고성능 차량 인기가 높아지는 요즘 시장에서 벨로스터는 젊은 층을 공략할 실용적인 고성능차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PYL의 재도약을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관심이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최근 자동차 시장에 젊고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 PYL 브랜드에게는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이어서 “앞으로도 PYL은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위한 브랜드로 남겨둘 예정이다”며 “판매량이 적더라도 고객이 필요로 하는 차를 만드는 것 또한 현대차가 내수 시장에서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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