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으로 국내 시중금리 인상도 큰 폭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에 또 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저신용 대출자, 다중채무자,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이 받는 충격이 클 전망이다.

▲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간) 연준은 0.50∼0.75%인 기준금리를 0.75∼1.00%로 0.25%포인트 올리는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동시에 연준은 올해 안에 2차례의 추가적인 금리인상도 예고하고 나섰다. 미국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서 국내 금융기관들의 대출금리도 들썩이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고된 것이어서 추가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있지만 국내 금리도 하반기로 갈수록 급등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실제 국내 주택담보대출(혼합형) 최고 금리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이 같은 속도라면 한 두달 내 5%대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저신용 대출자의 대부분이 금리인상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게 된다는 점이다. 특히 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금융사는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이 많아 충격의 강도도 크다.

최근 은행들이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저신용자들이 금리 영향을 더욱 크게 받는 제2금융권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2금융권은 대출이율이 은행보다 훨씬 높은데다 금리 인상의 영향도 더욱 크게 받는다.

이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하루가 다르게 뛰며 연 4%대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고정금리(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달 들어서만 0.04~0.15%포인트 올랐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발표한 16일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0.02∼0.03%포인트 소폭 떨어지긴 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시장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KEB하나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지난 1월 말 최고 연 4.60%에서 4.79%로 올랐고,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최고 연 4.35%에서 현재 연 4.48%, 신한은행의 경우 금융채 5년물 기준 지난 1월 말 최고 연 4.51%에서 4.54%로 각각 올랐다. 국민은행의 혼합형 5년 고정금리 상품 금리는 지난달 말 3.45∼4.75%에서 16일 3.13∼4.43%로 0.32%포인트 하락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그동안 급격한 금리 인상을 완화하기 위해 주담대 금리를 조금씩 인상해왔다”며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미국이 몇 차례 더 금리인상을 시사한 만큼 시장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1금융권의 대출금리가 높아지면서 2금융권 금융사들의 금리도 같이 오를 것으로 보여 한계가구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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