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는 높이의 팀이다. 김주성(205㎝)과 윤호영(197㎝), 외국인 선수가 함께 뛰면 상대 팀 입장에서 쉽게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다. 또 큰 신장에도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는 수비 조직력은 상대를 더욱 압박한다. 정규시즌 동안 동부의 평균 실점은 69.1점으로 프로농구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짠물’ 수비를 펼쳤다.

 동부의 질식 수비가 이번에는 인천 전자랜드를 꽁꽁 묶었다. 동부는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3차전에서 전자랜드를 55-51로 꺾었다. 1패 뒤 2연승을 거둔 동부는 1승만 보태면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다. 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승1패로 맞섰다가 3차전을 이긴 팀의 승리 확률은 17번 가운데 15회로 88.2%에 이른다. 두 팀의 4차전은 25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동부는 3쿼터 중반 29-40까지 크게 뒤졌다. 하지만 안재욱과 김주성의 연속 4점과 앤서니 리처드슨의 3점포까지 터지며 36-40으로 따라 붙었다. 격차를 좁힌 동부는 4쿼터에 전자랜드의 공격을 단 6점으로 틀어 막는 수비로 전세를 뒤집었다. 경기 종료 4분51초 전 박지현의 3점슛으로 47-47 균형을 맞췄고 51-51로 맞선 종료 58초 전 리처드슨이 골밑 득점에 이은 추가 자유투로 승리에 한 발짝 다가섰다.

 반면 전자랜드는 종료 3분25초를 남기고 리카르도 포웰의 2점을 마지막으로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1점도 넣지 못했다. 특히 경기 막판 반격을 노리는 정영삼과 포웰의 3점포가 잇달아 빗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동부는 데이비드 사이먼이 14점 13리바운드로 더블 더블을 작성했고, 리처드슨은 12점 4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전자랜드는 포웰이 17점 13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동료들의 지원 사격이 부족했다. 이날 삼산월드체육관에는 평일 월요일 경기임에도 7,705명의 관중이 들어차 전자랜드의 돌풍을 실감할 수 있었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경기 후 “수비에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며 “전자랜드가 3점슛이 강한데 4개만 허용했으니 선수들이 잘해준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5전3승제)에서는 춘천 우리은행이 청주 국민은행에 반격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우리은행은 23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2차전에서 국민은행을 81-73으로 눌렀다. 3차전은 26일 오후 7시 국민은행의 홈 구장인 청주체육관에서 펼쳐진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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