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수년 전 알츠하이머병(치매) 진단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롯데그룹 내부에서 나와 사실여부가 주목된다. 사실이라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수의 롯데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3, 4년 전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고, 진단 직후부터 치료약을 복용 중이다. 의사가 롯데호텔 34층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에 와서 정기적으로 치료하고 있으며, 신동주 전 일본롯데 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직계 비속들은 이를 알면서도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 들어 증세가 급격히 악화됐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그 동안의 정황은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는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공개된 지난달 28일 이후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의 건강문제를 제기하며 제대로 경영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3일 귀국길 김포공항에서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직접적 언급을 피했고 신동주 전 부회장 역시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를 직접 거론한 적은 없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의 셋째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식품 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은 우리보다 건강하다. 아마 110살까지는 살 것이다”며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 이상설이 사실이라면 지분 영향력 행사나 우호 주주 설득 가능 여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당장 이달 내 열릴 가능성이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도 이 문제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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