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식스밤이 '노이즈 마케팅'을 한 것이라면 이쯤되면 성공이라 봐도 무방하겠다. 신곡 '예뻐지는 중입니다'의 뮤직 비디오를 위해 대놓고 성형 수술을 감행한 이 그룹이 미국 포털 사이트 야후닷컴의 메인 화면을 장식했다.

AFP에서 17일(현지 시간) 송출한 기사의 제목은 '뮤직 비디오를 위해 1억여 원 상당의 성형 수술을 감행한 K팝 그룹'이다. 이 매체는 서울에서 식스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갖고 신곡 프로모션을 위해 성형 수술까지 감행한 속내를 들었다.

식스밤 멤버들은 AFP와 인터뷰에서 "모두 예뻐지길 원해서 성형 수술을 받고 있다. 성형 수술 사실을 숨기는 대신 이를 퍼포먼스와 노래에 담아내는 게 왜 문제냐"고 반문했다. 인터뷰에 동석한 소속사 김일웅 대표는 "우리는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 죄가 있다면 (성형 수술을) 드러내 놓고 이야기한 것 뿐"이라며 성형 사실을 밝히지 않는 이들을 향해 "벽장에서 나오라"고 주문했다.

기사에서 AFP는 한국을 '무척 경쟁적이고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사회'라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한국이 5,000만 정도의 인구밖에 되지 않으면서도 세계에서 성형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 3위에 올라 있다고 밝히며 매년 1,200만여 건의 성형 수술이 한국에서 행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열 맞춰서 내 뒤를 따라와 예쁜 건 알아서'라는 식스밤의 '예뻐지는 중입니다 에프터' 가사를 언급하며 "이 노래는 팝가수 레이디 가가의 '본 디스 웨이(이렇게 태어나다)'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나는 내 식대로 아름답다/신은 실수를 하지 않으니까/나는 옳은 길에 서 있는 거야/나는 이렇게 태어났어'라는 '본 디스 웨이'의 가사를 소개했다.

기사에는 2,0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의 반응은 싸늘하다. 자신을 아시안 아메리칸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이런 꼴을 보는 데 질렸다"며 "우리(아시아인)가 자신이 가진 아름다움의 가치를 깎아내리며 문화마저 잃고 있다. 아시아인이든 아프리카인이든 히스패닉이든 유색 인종들은 우리가 백인처럼 돼야만 한다는 거짓말을 주입받고 있다. 식스밤은 우리 자녀들에게 '아름답게 태어나지 못 했다'는 생각을 주입할 수 있는 안 좋은 사례다. 진짜 못 생긴 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아시아 여자들은 백인처럼 보이려고 하더라", "아시아 인들의 아름다움은 그들이 가진 본래의 외모에서 나오는 건데 안타깝다. 식스밤 멤버들 모두 성형 전에 괜찮았다", "노래나 의상, 뮤직 비디오가 별론데 가슴만 커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들이 잇따랐다.

또 한 누리꾼은 "이건 인종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여성에 대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인종을 불문하고 모든 여성들이 외모에 대한 기준을 세워두고 그것에 맞추려고 경쟁을 한다. 여러 상품들과 미디어가 이런 경쟁을 조장한다. 여성의 (외모에 대한) 허영을 자극하는 것에 있어서는 어떤 민족적 경계도 소용 없다"는 답답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야후 메인 화면 캡처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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