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디젤엔진이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다. 디젤게이트 논란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는데다 친환경차 공세도 거세지면서다. 가장 효율적인 내연기관으로 꼽히는 디젤엔진의 운명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수입차 시장에서 이런 경향이 뚜렷하다.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는 2012년 7월 이후 가솔린차 대비 독보적인 판매량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작년에는 판매량이 전년대비 19.3% 감소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7,147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5년여만에 가솔린차(8,058대)에 뒤쳐졌다. 2월에는 8,020대로 가솔린차(6,688대)를 다시 앞질렀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24.9%나 줄어든 성적이다.

▲ 작년 한국수입차협회가 개최한 제1회 오토모티브포럼에는 다임러, PSA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디젤엔진의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수입차협회 제공

이런 디젤차의 빈 자리는 친환경차, 그 중에서도 하이브리드가 채우고 있다. 작년 수입차 시장에서 전년대비 66.1% 성장한 1만6,259대 판매를 기록했던 하이브리드차는 올 들어서도 2월까지 전년대비 123.6% 성장한 2,939대를 팔았다.

디젤게이트도 재점화할 조짐이 나타나면서 디젤 엔진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폭스바겐 논란은 해결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 그런데 최근 프랑스에서 르노그룹에 대한 배출가스 조작 의혹이 잇따라 나오는 것이다.

르노그룹은 꾸준히 사실 무근임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의혹이 불거진지 1년 이상이 지났지만 아무런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논란이 있었던 QM3 유로5모델(현지명 CAPTUR)이 정밀 조사를 통해 문제없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하지만 디젤엔진에 대한 의심의 눈길은 쉽게 걷히기 어려울 전망이다. 의혹 규모가 프랑스 정부까지도 포함하는 초대형인데다가, 디젤엔진에 대한 불신도 쉽게 줄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디젤엔진에 대한 불신 원인을 잘못된 인식에서 찾는다. 디젤엔진이 여전히 공해를 많이 배출하는 내연기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개발되는 디젤엔진은 이미 가솔린보다 배출가스가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 설명이다. 

디젤게이트에 대해서도 잘못된 정보가 퍼져있는 것도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디젤게이트의 문제는 배출가스를 조작했던 것이지만, 소비자 상당수가 과다한 배출가스가 문제였다고 알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배출가스 조작으로 인증 취소를 받은 차량은 EA-189엔진을 탑재한 일부다. 다른 차량들은 인증기준에는 충족되지만 서류를 조작하거나 배출량을 지나치게 속여서 문제가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나오는 디젤엔진은 가솔린엔진과 비교해도 배출가스가 많지 않다”며 “하지만 잘못된 인식 때문에 높은 연비와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는 디젤엔진이 자리를 잃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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