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반 고배당이 속출하며 미사리 경정장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경정에서 연일 고배당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고배당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쌍승식(1, 2위 적중)에서도 100배 이상의 초고배당이 속속 터지고 있다.

고배당 행진은 쌍승식 평균배당 33.6배를 기록한 지난 7회차(8~9일) 경주에서 절정을 이뤘다. 1일차 4경주에서 반혜진(30)과 기광서(33)가 나란히 1,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쌍승식 264.9배의 초고배당이 터졌다. 이어 2일차 16경주에서도 황만주(46)와 김신오(40)가 차례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쌍승식 배당 248.8배를 기록했다.

시즌 돌입 전 배당률이 지난해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최근의 흐름은 이러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다.

배당률이 높아지는 원인으로 기획 편성제 폐지가 꼽힌다.

기획 편성제는 경정 경주일 1일차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 2일차 경주에서 인코스를 우선 배정하는 제도다. 전날 성적이 좋은 선수가 다음날에도 유리하게 경주를 주도할 수 있는 셈이다. 어느 정도 결과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배당이 안정적으로 형성됐다. 올 들어 기획 편성제가 폐지됐다. 경주의 박진감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이 때문에 1일차 경주 성적과 무관하게 2일차 경주의 코스 배정이 이뤄진다. 따라서 컨디션이 괜찮고 전날 성적이 양호한 선수가 아웃코스에서 출발하는 경우도 생긴다. 결과 예측이 어려워지고 배당도 자연스레 높아진다.

선수들 간 기량 차이가 좁혀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성적 최상위에 올라있는 몇몇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기량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선수의 명성 등을 믿고 베팅 하는 이들이 많다 보니 고배당이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인 선수들이 ‘신인레이스’ 후 기존 선수들과 경주에 출전하면 한 동안 저배당 양상으로 흘러가는 것이 그 동안의 분위기였다. 그러나 올 시즌 몇몇 신인들은 실전에 빠르게 적응하며 기존 선수들을 위협하는 양상이다. 그만큼 신인과 기존 선수들 간 기량 차이가 크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는 언제든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

모터보트의 기력 차이가 비슷해진 것도 고배당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경정에서는 선수들의 실력과 함께 모터와 보트의 성능도 중요하다. 이들간 차이가 줄어들며 선수들이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선수들의 강한 승부욕이 경주에서 이변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즌 초반에는 하위급 선수들이나 주선보류(출전정지) 재제 후 오랜만에 경정장으로 복귀한 선수들의 승부욕이 어느 때 보다 높은 시점이다.

실제로 7회차 9일 16경주에서 우승한 황만주는 7회차 출전이 올 시즌 첫 출전이었다. 8일 4경주에서 2위를 차지한 기광서도 잦은 주선보류로 하위급 선수로 평가됐다. 기광서는 지난 1회차(1월 25~27일) 3일차 9경주에서 깜짝 우승으로 올 시즌 최고 배당인 쌍승식 272.2배를 기록했다.

경정전문가들은 현재의 추세를 고려하면 당분간은 고배당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ㆍ고배당에 초점을 맞춰 베팅 전략을 세울 것을 추천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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