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코칭스태프/사진=KFA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의 반환점을 돈 한국 축구 대표팀(2위ㆍ3승 1무 1패ㆍ승점 10ㆍ골득실 +2)이 23일 중국과 원정 6차전을 앞두고 있다. 조 최하위인 중국(6위ㆍ2무 3패ㆍ승점 2ㆍ골득실 -4)을 맞아 반드시 승점 3을 획득해야 하지만 녹록하지 않다. 극성스럽기로 악명 높은 원정 경기인데다 중국 내 반한 감정이 극에 달해 안전사고의 우려마저 제기된다.

경기 내적으로는 세계적인 감독 마르첼로 리피(69ㆍ이탈리아)를 선임하고 정신력을 재무장한 중국 대표팀의 저항이 거셀 전망이다. 리피 감독은 세계 축구사에 남을 명장 중 하나로 꼽힌다. 월드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ㆍ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컵을 모두 거머쥔 유일한 감독이다 그는 1995~1996시즌 이탈리아 명가 유벤투스를 UCL 정상으로 이끌었고 2013시즌에는 광저우 헝다(중국)를 ACL 챔피언에 올려놓았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1982년 이후 24년만의 이탈리아 우승을 견인하며 지도자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현재 중국 대표팀의 절반가량이 광저우에서 리피와 호흡을 맞춰 서로 잘 알고 신뢰 폭도 두텁다는 점은 변수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중국 내에서는 기적이라는 단어가 슬슬 흘러나오며 마지막 희망의 불씨를 한국전에 모두 쏟아 붓겠다는 각오다.

반면 한국은 중국전에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는 공격의 핵 손흥민(25ㆍ토트넘)을 비롯해 곽태휘(36ㆍFC서울)와 이재성(25ㆍ전북 현대) 등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중심을 잡아야 할 해외파 다수는 지난 5경기 동안 실전 감각 저하로 우려를 샀다. 역대 전적에서 18승 12무 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지금 경기력이라면 안심할 입장이 못 된다.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호의 운명이 이번 중국전 결과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준희(47) KBS 축구 해설위원은 “중국전에 모든 것이 달렸다”고 단언했다. 이어 “중국이 순위는 낮지만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승점 차가 많이 나지만 플레이오프(PO)를 노려볼 수 있다. 후반부 첫 경기를 반드시 잡으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중국이 칼을 갈고 나올 홈 경기다. 한국의 전력이 우세한 건 사실이나 홈 텃세 등 상당히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만약에 중국전이 잘못되면 현실적 파장이 클 것이다. 지난해 우즈베키스탄전을 치르기 직전의 상황에 다시 직면할 것이다. 실질적으로 이란은 고사하고 우즈벡한테 재차 뒤집힐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중국전이 잘 풀리면 시리아전도 잘 풀리며 슈틸리케의 바람대로 우즈벡(최종전)과 맞대결 전에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도 있다. 승점 1차인 우즈벡도 실족하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지켜봐야 한다. 따라서 중국전 이 한판에 한국의 운명과 앞으로 향배 등 모든 것이 걸렸다”고 해석했다.

스포츠 평론가인 최동철(74) 박사는 대외적인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최 평론가는 “중국한테 지면 월드컵 본선 진출이 어려워진다”고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지난 9월 홈 경기에서도 3-2로 간신히 이긴 중국인데 지금 중국은 세계적인 감독으로 바뀌었다. 한국은 중국의 텃세와 끓어오른 반한 감정 등 불안한 환경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된다. 이때 손흥민이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다는 것도 대표팀에게는 악재”라고 분석했다.

기로에 놓인 슈틸리케호의 중국전은 오는 23일 밤 중국 창사의 허룽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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