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MBC 월화극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역적)이 16회를 마무리했다. 30부작 드라마가 전환점을 돈 셈이다. 절반을 온 ‘역적’의 김진만 PD와 김상중은 취재진과 만나 지금까지 드라마가 전한 의미와 후반부 전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은 20일 오후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역적’ 간담회에 참석했다. 제작진이 보낸 공문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는 14회를 마지막으로 촬영 및 방송을 마친 김상중의 소회를 중심으로 생생한 촬영 현장 이야기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역적’의 첫 회부터 큰 존재감을 발휘하며 극의 중심을 잡았던 김상중은 “‘역적’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주시고 아모개라는 인물에 많이 공감해 줬다. 그 덕에 14회를 끝으로 조용히 숨을 거둘 수 있었다”고 인사했다.

김상중은 이 자리에서 아모개가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비결과 기억에 남는 장면, 후배 배우들에 대한 격려를 남겼다. 김 PD는 “우리 드라마를 ‘역적 홍길동’이라 하지 않고 ‘역적’이라 한 이유가 있다. 우리 드라마를 관통하는 건 ‘아모개 정신’이다. 아모개가 떠난 후반부에서는 ‘아모개 정신’이 홍길동을 통해 확대된다”고 귀띔했다.

▲ '역적' 김진만(왼쪽) PD와 김상중

그렇다면 ‘아모개 정신’을 이어나갈 홍길동은 왜 이번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했을까. 김상중은 “사실 지금 ‘역적’의 가장 큰 ‘역적’은 시간”이라는 말로 바쁜 촬영 스케줄을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떠나는 아버지를 빛내 주기 위해 일부러 아들(홍길동/윤균상)이 자리를 피해 준 것 아니냐”고 묻자 김상중은 “윤균상이나 채수빈도 참석하고 싶어 했다. 안타깝게 간담회 일정이 잡히기 전 잡힌 다른 스케줄이 있어서 오지 못했다. 대신 아무렇게나 아모개(아모개의 이름이 ‘아무렇게나 지어라’에서 나온 것을 이용한 언어 유희)가 나와 버렸다”며 웃었다.

드라마가 생방송 수준 스케줄로 촬영되고 있다는 건 연출자도 언급했다. 김 PD는 “아직 다음 주에 나갈 장면을 하나도 못 찍었다”고 털어놨다. 김상중은 간담회를 마친 뒤 김 PD에게 “집으로 가느냐”고 물었고, 김 PD는 “황매산(아모개가 숨을 거둔 곳) 옆에 있는 문경에 간다”고 답하며 긴박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아모개가 떠난 뒤 ‘역적’은 친부인 아모개로부터 그 정신을 이어 받은 홍길동이 개인적 차원을 넘어 전 인류로까지 사랑을 확대해나가는 과정을 담는다. 김 PD는 ‘역적’의 기저에 있는 이야기는 ‘휴머니티’라고 강조했다.

사진=MBC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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