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올해 식품음료업계 빅 이벤트 중 하나는 국내 생수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주 삼다수의 판권의 향방이다. '삼다수' 판권을 따내면 단숨에 생수시장 1위로 도약하기 때문에 치열한 전쟁이 예고된다.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UN이 제정·선포한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레드오션이 된 국내 생수 시장의 현황을 살펴봤다.

▲ 광동제약 제주 삼다수, 농심 백산수,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8.0 / 각사 제공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수시장은 지난 2000년 이후 연평균 11% 성장하며 지난해 7400억원 규모를 기록한데 이어 오는 2020년에는 1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을 사먹는 시대가 열린지 20년이 지난 현재, 국내 생수브랜드는 200개가 넘는다. 농심, 롯데칠성음료, 동원, 남양유업, 하이트진로음료, 웅진, 해태htb, 풀무원, 팔도 등 식음료 업체는 물론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세븐일레븐, GS25, CU 등 유통업체들까지 생수 PB를 선보이면서 물 전쟁에 가세했다. 심지어 호텔과 항공사들도 자체 브랜드 라벨을 붙인 생수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생수는 프리미엄급부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PB 생수까지 다양해졌다. 제주개발공사와 롯데칠성음료는 멀티 브랜드 전략까지 펼치고 있다.

생수 시장이 고속 성장하면서 업체 간 경쟁은 치열하다. 청정 수원지 확보, 신제품 론칭, 물량공세, 가격할인 등의 마케팅 전쟁도 벌어진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생수는 제주 삼다수다. 시장 점유율이 40%를 웃돌고 있으며, 현재 광동제약이 삼다수 유통 판권을 취득해 판매하고 있다. 농심 ‘백산수’와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8.0’이 그 뒤를 차지하고 있다.

삼다수의 경우 제주개발공사가 4년 동안 위탁 판매할 업체를 선정하는데 올해 말 광동제약과의 계약이 끝나 시장에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업계에선 물 시장에 진출한 대다수의 기업들이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2년 입찰 때 광동제약 뿐 아니라 롯데칠성음료, 코카콜라음료, 아워홈, 웅신식품, 샘표 등 다수 업체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미 레드오션인 국내 생수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는 기업들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작년 생수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했다. 여름이 길어지고 기온은 더 오르면서 생수 판매가 급증했다. 또 유통업체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배송전쟁이 생수시장을 키우는데 큰 영향을 줬다. 생수는 타 생필품보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제품이라 운반의 어려움이 있다. 업체들이 제공하는 무료배송, 정기배송 서비스를 통해 집 앞에서 받을 수 있어 간편해졌다.

1~2인 가구는 정수기 렌탈보다 생수를 사 먹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1인가구가 늘어나는 주거 트렌드에 따라 생수시장의 잠재성은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좋은 물’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며 “유명한 수원지에서 만든 프리미엄급 제품들이 올해도 대부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생수는 가격 저항력이 큰 상품군이기 때문에 자체브랜드로 선보인 PB 생수들의 성장폭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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