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결혼이 사치가 된 시대, 작년 혼인 건수가 40여년만 최저로 떨어졌다.

통계청은 22일 ‘2016년 혼인·이혼 통계'를 통해 작년 혼인 건수가 28만1,600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1974년(25만9,100건)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인 조혼인율 역시 5.5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작년(30만2,800건)과 비교해도 무려 7%나 줄어든 수치다.

통계청은 이 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경기불황에 따른 실업률 증가 등을 꼽았다. 실제로 작년 15~29세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인 9.8%를 기록했다. 전체 실업자는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외환위기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통계청 관계자는 "20~30대 실업률이 증가한 것뿐 아니라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등 결혼에 필요한 경제적 지표들도 좋지 않아 결혼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결혼 시기가 늦춰지는 원인으로는 고용 시장 불안으로 인한 취업 시기 지연이 가장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작년 평균초혼연령은 남자가 32.8세, 여자가 30.1세였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1.8세, 2.3세나 늦어졌다.

주 혼인 연령인 30대 초반 인구가 감소한 것도 결혼 숫자 감소 이유 중 하나다. 통계청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인구가 전년보다 17만명이나 줄었다고 소개했다. 성별 감소폭은 여자가 2.7%로 남자(2.1%)보다 폭이 컸다.

인식 변화도 결혼을 방해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국민 인식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혼 남자는 2000년만 해도 70%에 달했지만 2014년에는 절반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2013년 이후 혼인 건수가 계속 줄고 있다“며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인식이 사라지는 것도 주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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