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답답하고 무기력했던 울리 슈틸리케호가 결국 중국에서 침몰했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중국에 패하며 공한증이라는 말마저 무색해졌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3일 중국 창샤의 허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중국과 원정 6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시종 리드를 잡고 몰아치던 전반 34분 상대 코너킥 상황에서 위다바오에게 얻어맞은 헤딩골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후반전 한국은 거듭된 공격에도 문전에서 볼 처리를 제대로 못해 답답함만 반복하다 자멸했다.

이로써 한국은 중국과 역대 전적에서 2패(18승 12무)째를 결정적인 순간 당했다. 2010년 동아시안컵 0-3 대패 이후 7년만의 아픔이다. A조 2위로 승점 10(3승 1무 2패)에 묶인 한국의 9회 연속 본선 진출은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 중국은 이번 최종 예선에서 한국전에서만 3골을 뽑아내며 마침내 첫 승을 거뒀다. 승점 5(1승 2무 3패)가 된 중국은 실낱같은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살렸다.

전술적 완패였다. 마르첼로 리피 체제 하의 중국은 잘 조직된 전술로 수비 라인이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간간이 연출되는 역습은 날카로웠다. 시종 답답한 한국 축구와 공수 균형이 잘 맞아 들어가며 전혀 주눅 들지 않는 중국 축구의 달라진 위상에서 공한증이라는 말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큰 변화 없이 4-2-3-1 포메이션으로 중국을 상대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이정협을 놓고 2선에 가운데 구자철 및 왼쪽 남태희, 오른쪽 지동원이 배치됐다. 뒤지고 있던 후반에는 김신욱, 황희찬, 허용준 등 공격수들을 모조리 쏟아부었음에도 활로를 뚫지 못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