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자동차와 예술의 경계가 무너진다. 높은 디자인 완성도를 기반으로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려는 움직임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이 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쏘나타 콜렉션’을 개최한다.

쏘나타 콜렉션은 쏘나타 뉴 라이즈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의상을 전시하는 행사다. 디자이너뿐 아니라 일반인까지 참가해서 쏘나타 뉴 라이즈를 예술로 승화했다.

▲ 한상혁 디자이너가 작업실에서 공모를 통해 선발된 일반인 디자이너에게 멘토링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자동차를 예술로 승화한 것은 쏘나타가 처음이 아니다. 작년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쉐보레 카마로는 공간 예술 작품으로 해석돼 차량 디자인이 얼마나 예술적일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 주제도 ‘Camaro is Art(카마로는 예술이다)’는 이름을 달았다. 김치호 공간 디자이너가 제작한 이 작품은 폭발적인 힘을 자랑하는 머슬카를 예술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 김치호 디자이너가 쉐보레 카마로SS로 제작한 'Camaro is Art'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지엠 제공

SM6도 작품이 된 적이 있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예술가 까스텔 바작과 함께 한 아트카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모은 SM6는 이 프로젝트에서 까스텔바작의 손을 거쳐 한 단계 높은 예술로 다시 태어났다.

자동차 업계가 이처럼 자사 모델을 예술로 승화하는데 힘을 쏟는 이유는 일단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 덕분이다. 

▲ 각사 디자이너들은 신차 출시 행사에서도 비중 있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6세대 그랜저 출시 행사에서 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피터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 김재웅기자 jukoas@sporbiz.co.kr

현대차는 쏘나타 콜렉션 개최에 대해 "쏘나타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패션피플 등 다양한 고객층과 공유하기 위한 행사"라며 쏘나타 뉴라이즈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을 꾸밈없이 내비쳤다.

국내 완성차사들이 디자이너 위상을 높이고 전면에 내세우는 현상도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을 방증하는 사례다. 최근 신차 출시 행사에서는 높은 비중으로 차량을 설명하는 디자이너를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별도의 강연까지도 맡아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 세계적인 예술가 까스텔 바작의 작품으로 재탄생한 SM6.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현대기아차의 디자인담당 피터슈라이어 사장뿐이 아니다. 르노삼성 출신으로 르노디자인아시아 리더까지 맡고 있는 성주완 디자이너, 수출량 1위 모델인 트랙스를 개발한 최진용 한국지엠 디자이너 등이 있다. 이명학 쌍용차 디자인 담당 상무도 티볼리 디자인을 지휘하면서 국내를 대표 디자이너로 발돋움했다.

아울러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에 있어 디자인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도 자동차가 예술을 넘보는 이유라고 입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차량 디자인은 최근 소비자들이 차를 구매하는 데 가장 우선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라며 “예쁜 것뿐 아니라 개성 있는 디자인을 찾는 소비자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입을 모았다.

▲ 르노삼성자동차는 오는 30일 서울모터쇼에 새로운 컬러인 아메시스트 블랙을 공개하기로 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이 때문에 자동차 업계는 자동차를 예술로 표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특별한 디자인을 실현한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하는 데도 분주한 모습이다.

27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쉐보레 스파크 그래피티 에디션이 바로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위해 탄생한 대표적인 모델이다. 스파크 LT 플러스 트림에 적용되는 것으로 차량 측면부와 내장 센터페시아에까지 그래피티 디자인을 적용해 독창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그 밖에도 쉐보레는 스파크와 트랙스, 올란도 등에 ‘퍼펙트 블랙’ 에디션을, 카마로SS 컬러로 ‘프레이밍 레드’를 등 개성있는 에디션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쉐보레는 다양한 모델에 걸쳐 스페셜 에디션을 통해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에디션을 꾸준히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도 이번 서울모터쇼에 SM6 ‘아메시스트 블랙’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최상위 트림에 적용하는 스페셜 컬러로 고객 선호 옵션까지 골라 담았다는 것이 르노삼성 설명이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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