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리뷰

[한스경제 양지원] 동명의 일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은 한 마디로 스칼렛 요한슨에 의한, 스칼렛 요한슨을 위한 영화다. 인공지능로봇 메이저로 분한 스칼렛 요한슨은 단연 매력적이다. 영화의 화려한 비주얼과 장관 역시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하지만 여타 ‘로봇영화’와 크게 다를 것 없는 메시지와 밋밋한 전개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은 엘리트 특수부대를 이끄는 리더 메이저(스칼렛 요한슨)가 세계를 위협하는 테러 조직을 쫓던 중 잊었던 자신의 과거와 존재에 의심을 품게 된 후 펼치는 활약을 담은 SF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의 원톱 스칼렛 요한슨의 활약은 대단하다. 광학미체수트를 입고 벽을 내달리며 펼치는 총격신부터 고층 빌딩에서 뛰어내리는 낙하신은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충분히 다져진 액션 실력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까지 그동안 익히 봐온 ‘어벤져스’ 시리즈의 블랙 위도우보다 한 층 날렵하고 강력한 연기를 펼친다. 스칼렛 요한슨은 이 영화를 통해 블랙 위도우의 그늘을 벗고 메이저로 ‘인생캐’를 만난 듯하다.

스칼렛 요한슨 외에도 바토 역으로 은근한 개그감을 과시한 필로우 애스백, 절정의 퇴폐미를 보여준 쿠제 역의 마이클 피트 등 남성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메이저를 창조해 낸 닥터 오우레로 변신한 프랑스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의 지적인 매력도 돋보인다.

꽤나 공을 들인 미장센 역시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대부분의 장소와 배경이 CG(컴퓨터 그래픽)로 이뤄졌는데, 홍콩에서 모티브를 얻어 프리비즈 작업을 거쳐 탄생한 미래도시와 홀로그램이 장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탄하지 못한 내러티브가 아쉬움을 남긴다. 비주얼은 완벽한 영화인데, 내러티브와 몰입도는 그에 비례하지 않다. 메이저의 서사부터 큰 흥미를 자극하지는 못한다. 영화의 중후반부터 메이저가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펼쳐지는데, 굳이 이를 쫓아가야만 하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로봇’이 진짜 자신의 모습을 갈망하는 모습은 이미 많은 영화에서 익히 그려진 바 있어 그리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메이저가 과거에 대한 기억을 찾고 혼란을 느끼는 모습, 그로 인해 악인 커터와 갈등을 빚으며 벌어지는 일화도 진부하다. 또한 거대한 권력에 의해 희생된 약자가 온갖 어려움과 고난을 딛고 자신을 찾아간다는 전체적인 메시지는 그동안 수많은 작품에서 쓰인 흔한 래퍼토리다. 오는 29일 개봉. 러닝타임 106분.

사진='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스틸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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