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심상철은 올 시즌 기력이 떨어지는 모터를 배정 받은 악조건 속에서도 눈부신 활약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진은 경주에서 질주하고 있는 심상철.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경정 심상철(35)이 올 시즌 악조건에서도 맹활약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심상철은 지난해 전체성적, 다승(41승), 상금(역대 최고 1억4,888만원)부문에서 3관왕에 올랐다. 연말에는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실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 기력이 떨어지는 모터를 배정 받고도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지난해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경정에서는 선수의 기량 못지 않게 보트에 장착되는 모터가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친다. 경주에 앞서 선수들은 보트와 모터를 임의로 지급받는다.

모터는 2년 주기로 일괄 교체된다. 그런데 같은 공장에서 동일한 규격으로 생산된 모터지만 성능에서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에 기력이 좋다고 평가되는 모터들은 선수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린다. 모터의 성능이 시원치 않으면 날고 기는 선수라도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기 마련이다.

▲ 심상철.

심상철은 달랐다. 올 시즌 첫 경주가 열린 지난 1회차(1월 25~27일) 경정일에 심상철은 16번 모터를 배정받았다. 16번 모터의 평균 착순점은 4.67, 최근 9경주 평균 착순점은 3.67이었다.

착순점은 경주별 결승선 도착순서에 따른 순위점수를 득점으로 환산한 것으로 일반경주에서 1등 모터는 착순점 10점, 2등 8점, 3등 6점, 4등 4점, 5등 2점, 6등 1점을 받는다. 착순점이 3~4점대인 모터는 하급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심상철은 1회차 1일차(1월 25일) 12경주에서 1위를 차지하며 모터의 불리함을 극복했다. 이어 2일차(1월 26일) 8경주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2연승했다. 특히 이날 경주에서 심상철은 5코스를 배정받아 코스 운까지 따르지 않았지만 이를 보기 좋게 극복했다.

지난 3회차(2월 8~9일)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심상철이 배정받은 13번 모터는 당시까지 평균 착순점 5.37, 최근 9경주 착순점 3.67을 기록 중인 중하급 모터였다. 그러나 심상철은 3회차 1일차(2월 8일)에서 2위를 기록했다. 2일차(2월 9일)에서는 2회의 경주에서 각각 2위, 우승을 차지하며 불리한 조건을 다시 한번 이겨냈다. 지난 6회차(1~2일)에서도 하급 모터인 64번 모터로 3회의 경주에서 모두 3위를 기록하며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일반경주에 비해 경쟁이 치열했던 지난 7회차(8~9일) 제1차 그랑프리 포인트(GPP) 쟁탈전에서도 심상철의 활약은 빛났다. 평균 착순점이 4.51인 143번 모터를 달고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경정 판도는 프로펠러 고정제 도입, 선수들의 기량 평준화,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유망주들의 가세 등으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심상철은 악조건에 좌절하기 보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의 결과물을 뽑아내며 “역시 심상철”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올 시즌 총 19회의 경주에 나서 7회의 우승(2위 3회ㆍ3위 6회)을 거두고 있다. 착순점 7.32, 평균득점 7.08으로 지난해 못지 않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경정전문가들은 “열성 모터를 배정받고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심상철의 프로정신은 경정 선수 중 가장 돋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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