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직장인 계산애(가명)씨가 2만원과 통장을 들고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근처 은행의 ATM(현금자동입출금기)를 방문했다. 바로 그날이 20일이라 20,000원을 들고 별도의 저축 통장에 입금하러 온 것이다. 얼마 전부터 직장인들 사이에서 ‘날짜 + 000’투자법이 유행처럼 번져 나갔다.

저축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매월 1일은 1,000원(1+000)이고 5일은 5,000원(5+000), 25일은 25,000원(25+000) 식으로 당일 날짜를 나타내는 숫자 뒤에 ‘000’을 붙여서 해당되는 금액을 매일 저축하는 것이다. 이렇게 꾸준하게 저축을 하게 되면 30일 기준, 한 달에 465,000원이라는 꽤 많은 금액을 모을 수 있다. 일단 부담 없이 작은 금액에서 시작해서 돈 모으는 맛을 들인 뒤 매일 매일 금액을 키워가는 방식이다.

‘날짜+000 저축으로 목돈 만들기’의 최대 장점은 매일 부담 없는 금액으로 저축의 습관을 들이고 목돈 마련의 기쁨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데에 있다. 만약에 매일매일 저축을 하지 않고 한 달에 특정한 날을 정해서 한번에 460,000원씩 입금하라고 하면 쉽지 않을 것이다. 돈 모으는 방법은 사람의 성격에 따라 천차만별인 만큼 이 방법의 재테크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금액을 작게는 1,000원에서 많게는 30,000원까지의 금액으로 쪼개고 매일매일 입금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어느 새 꽤 큰 금액이 되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어차피 한 달간의 시간에 만들어진 목돈이라는 의미는 같지만 매일매일 30번을 쪼개서 만드느냐와 한 번에 바로 목돈을 만드냐에 대한 투자자의 부담감 차이다.

매월 초반에는 1,000원에서 시작해 중반과 후반부에는 10,000원에서 20,000원대로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의 저축과 운용이므로 일반 직장인들이 한번쯤 시도해 볼만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자연스럽게 저축에 맛을 들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어떤 이들은 푼돈으로 시작해서 점차 빠져들어 저축 금액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은행이 멀다든지 자동이체나 인터넷뱅킹에 익수하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매일매일 입금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이럴 경우 통장에 입금 주기를 첫째 주, 둘째 주, 셋째 주, 넷째 주 식으로 주단위로 나누어서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어차피 푼돈 모아 월말에 목돈을 만드는 방법이기는 매 한가지니까.

어차피 ‘날짜+000 저축으로 목돈 만들기’라는 재테크 방법 최대 목표는 누구나 부담 없이, 재미있게 돈을 모으는데 있다. 아~. 그렇다고 해서 건성건성 자세히 알아보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투자나 저축을 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열심히 일을 하고 돈을 모아서 저축도 하고 미래를 설계함에 있어서 이왕이면 잔액이 쌓여가는 재미를 느껴보자는 것이다. 월초에는 부담감 없이 소액부터 중순 이후의 나름 한 두끼 식사할 만한 적지 않은 금액까지 쪼개서 입금하다보면 다른 방법에 비해 수월하게 목표금액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서기수 IFA자산관리연구소 소장>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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