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 Mr . 마켓 <117회> 글·김지훈

수수께끼 힌트를 주듯, 장난스러운 뉘앙스.

그녀의 미간에 작은 의혹이 스치며 우아한 주름이 잡혔다. 지우는 유치하긴 해도, 없는 소리를 늘어놓거나 되지 않는 말을 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한마디로 헛소리를 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상상은 할 수 없었지만, 지금 지우는 정말로 방향만 바꾸면 싱가포르로 올 수 있을 것이다 ……. 하지만, 어떡해?

“어떻게?”

- 지난번에 보여줬던 거 기억나? -

지난번? 그녀는 잠시 기억을 더듬는다. 지우가 뭘 보여줬더라?

“ ……. 그건 완전 고물이었잖아! 엔진이 삭아서 움직이지도 못하잖니?”

- 겉모습이 번지르르해서 모를 줄 알았는데……. 엔진이 낡은 건 어떻게 안 거야? 눈썰미가 굉장한데! -

지우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네가 말해줬잖아?”

- ……. 비행기 엔진은 내가 손봤어. 몸체를 새로 주문하고, 낡은 날개를 떼고 그 자리에 오백 마력짜리 틸티로터 프로펠러 두 개를 끼우고, 수평안전판과 보조날개는 마그네슘 합금으로 교체했어. 러시아에서 스크램 엔진이 나오면, 보조엔진으로 사용할 거야. -

“그건 조금 손 본 정도가 아니라 새로 만든 거 아니냐?”

- 그런가? -

“그리고 스크램인가 뭔가는 군사용이라서 민간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며?”

- 그렇긴 해도……. 암시장을 통하면 벤츠보다 싼 가격으로 구할 수 있어. -

“그런 거 불법 아냐?”

- 사랑의 힘으로 극복할 게. -

“멋대로 극복하지 마! 우리 사랑은 범죄가 아니잖아!”

- 좋아할 줄 알았는데 ……. 오늘 시운전을 하는 건데, 환상적으로 잘 날아. 잘 들어봐? 엔진소음이 거의 안 들리지? 이 비행기의 심장은 액시얼 타입의 초강력 전기모터로 되어 있어! 같은 무게의 터보엔진보다 더 가볍고 훨씬 강해! 조종법도 쉬워. 너도 쉽게 익힐 거야. 비행기 조종이 꿈이었잖아. -

“비행기 조종을 꿈꿨던 적 없어. 스튜어디스가 되면 어떨까? 한 번 생각해봤던 거야.”

- 어쨌든, 몸체에 에어 쿠션을 달면 요트처럼 바다를 향해 할 수 있어. 결혼식을 올리고 하객들이 보는 앞에서 비행기를 타고 세계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거야! 어때? 괜찮지? -

그녀는 잠깐 할 말을 잃었다. 즉각적으로 호응하기에는 ……. 너무 일방적인 상황이었다. 일단 지우가 말하는 내용이 쉽게 그려지지도 않았다. 관절 달린 프로펠러? 헬리콥터? 제트기? 요트? 그리고 세계 일주로 떠나는 신혼여행? 지우라면 가능하겠지만 ……. 잠깐! 신혼여행?

“청혼하는 거니?”

- 예고편이야. 본편은 네가 돌아오면 무릎 꿇고 두 손으로 반지를 건네면서 할 게. -

“거절하면?”

- ……. 거절할 거야? -

“생각 좀 해볼게. 너도 너무 쉬운 건 너도 싫지?”

- 헤라클레스처럼 열두 가지 고난을 각오하고 있어. 그런데 만일 청혼을 받아주지 않으면 ……. 나 죽을지도 몰라. 너와 함께 하지 못하는 삶은 이제 나에게 아무 의미가 없어. 농담이 아니야. -

“지랄! 너 오늘 병맛이야.”

- 사랑 때문에 바보가 된 거야. 너그럽게 이해해주라. -

그는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절박했다. 그녀는 지우가 아이처럼 느껴졌다. 하긴 남자는 언제나 아이였다. 엄마 젓을 떼면 담배를 입에 물고, 이유식을 끊고 나면 맥주를 마시는 종족이 남자였다.

“비행기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장난감 만들듯이 조립하면 위험하지 않아?”

- 걱정하지 마!

한국스포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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