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oo님 체형엔 이 옷이 잘 어울려요”, “최근 유명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착용하고 나온 스타일이에요” 고객에 따라 다른 상품을 추천하고 응대하는 베테랑 쇼핑 어드바이저 로봇이 등장할 전망이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이 인공지능 쇼핑시대를 열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 일대일 쇼핑 어드바이저 이미지. /롯데백화점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유통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쇼핑환경에 어떻게 적용시키느냐다. 이 일환으로 유통업체들은 고객 맞춤 상품을 제안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밀화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정보의 양이 넘쳐나고 고도화되면서 선택의 피로를 느끼는 이들이 많아졌다. 나에게 맞는 상품을 대신 선택해주고, 내가 필요로 하는 상품을 적절한 시기에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유통업체들의 미래가 달렸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맞추어 올해 12월 상용화를 목표로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추천봇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현재 롯데백화점에서 운영 중인 엘롯데 웹과 어플리케이션에 탑재하게 될 ‘추천봇(가칭 쇼핑어드바이저)’은 마치 백화점 안내사원이나 샵매니저(매장직원)처럼 음성이나 문자로 응대하면서 고객이 선호하는 최적의 상품을 추천하고 매장안내 서비스도 제공하게 된다.

최신 인공 지능 인지기술인 ‘추천봇’은 고객 질의나 문의에 대해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응대하는 문답 및 인지기술, 고객의 구매정보, 온라인 행동정보, 기타 성향파악을 통한 고도화된 고객성향분석기술, 그리고 시장의 흐름과 트랜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고객이 유행에 뒤쳐지지 안도록 패션상품을 제안하는 추천기술로 모든 인공지능이 포함돼 있다.

상품의 추천 방식에 있어서는 개인의 개별적인 구매성향정보 외에도, 현재 패션시장의 유행, 이슈, 심지어는 특정 연예인의 스타일까지도 제안할 수 있도록 소셜 데이터 정보 등 각종 비정형 정보까지도 포함시킬 계획이다.

상품추천 외에도 고객 안내 콜센터나 매장 안내데스크에서 빈번하게 물어보는 300여개의 질문 유형을 분석해 이를 정확히 안내해주는 매장 안내사원 역할도 부여할 예정이다.

▲ 신세계백화점 개인화 서비스 모형. /신세계

신세계백화점은 구글이나 IBM 등 인공지능으로 이미 유명세를 떨친 해외기업과의 협업이 아닌 국내 기술력으로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개인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쇼핑 편의를 돕는 차별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시스템기획팀, 영업전략팀, 고객기획팀 등 30여명의 신세계 인력을 비롯, 신세계아이앤씨, 국내 유수의 대학교 통계학과 교수, 데이터 분석 회사, 시스템 개발사와 함께 4년여간 메달려 왔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개인화 시스템은 고객을 분석하는 인공지능 시스템 ‘S마인드’, 브랜드별 인기상품과 프로모션 등 쇼핑정보를 축적하는 ‘컨텐츠 매니지먼트 시스템’, 그리고 이를 특정 고객에게 해당하는 정보를 선택해 전달하는‘개인화 어플리케이션’으로 구현된다.

먼저 신세계백화점 매장에 자주 방문하고 상품구매를 하고 있는 고객 500만여명을 대상으로 최근 온·오프라인 구매 기록은 물론, 성별, 연령, 지역, 구매빈도, 장르별 구매주기, 최근 구매, 객단가, 주거래 점포, 선호 장르, 선호 구매금액, 월별 구매일수, 요일별 구매 패턴 등 약 100여개의 변수를 사용해 매일 방대한 빅데이터를 만들어낸다. 선호하는 브랜드가 정해지면 쇼핑정보가 담긴 ‘컨텐츠 매니지먼트 시스템’에서 고객 선호 브랜드와 관련된 쇼핑정보들이 자동으로 매칭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개인별 맞춤 쇼핑정보가 신세계백화점 어플로 제공되는 것이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은 “인공지능 개인화 어플리케이션 출시는 첫 시작일뿐 향후 데이터 축적이 늘어남에 따라 이 시스템은 더욱 정교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작년 10월 더현대닷컴에 채팅형 챗봇인 '헤이봇'을 도입했다. 챗봇은 개별앱 실행 없이 채팅앱을 통해 상품 검색, 주문, 조회 같은 업무를 처리하는 대화형 소프트웨어다. 

기존 챗봇이 구매, 반품 등을 선택해서 정해진 답변을 주는 방식인 '키워드 선택형'이라면, 더현대닷컴의 헤이봇은 "안녕 세라"와 같은 인사부터 "구매 내역을 알려줘", "상품 배송 현황을 알려줘" 등 문장으로 챗봇과 채팅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헤이봇을 사용하면 할 수록 데이터가 쌓여 고객이 원하는 답변을 찾아 진화한다"며 "현재 5,000여개의 키워드를 등록해 5만개의 답변이 가능하며 향후 4배 이상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 안에 상품검색(최저 상품 검색해줘), 결제(주문할께) 등으로 적용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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