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13송정역야시장. 한국관광공사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봄날, 꽃놀이 말고 즐길거리 뭐 없을까 싶을 때 야시장 떠올린다. 은은한 달빛 아래 펼쳐진 시장통의 활기가 봄날 노곤함 확 날려주고, 기분 참 상쾌하게 만든다. 구경 못했던 먹거리 참 많고 신명 나는 공연까지 풍성하니 둘러보는 재미가 옛 오일장 못지 않다. 순해진 밤바람은 기분 좋은 덤이다. 한국관광공사가 4월 가볼만한 여행지로 전국에 이름난 야시장을 추천했다.
 
 

▲ 1913송정역야시장. 한국관광공사 제공

■ 광주 1913송정역시장
 
KTX 광주송정역 앞에 1913송정역시장이 있다. 이름처럼 1913년에 형성돼 104년 전통을 자랑하는 재래시장인데 지난해 4월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컴컴하고 한산하던 시장이 한층 밝아지니 찾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KTX 광주송정역가 가까워 최근에는 20~30대 개별자유여행자들도 많이 찾는다. 시장 안에 KTX 광주송정역 대합실도 있다. 국내 최초로 역사 밖에서 해당 역의 실시간 열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한때 광주송정의 대표 시장이었던 만큼 없는 어물전, 빵집, 국숫집, 의상실, 사진관, 제분소, 미용실, 채소전 등이 늘어섰다. 특히 먹거리를 파는 가게들이 성업 중이다. 손님이 많은 곳은 아무래도 입이 즐거운 가게다. 식빵, 크로켓, 국밥, 꽈배기, 계란밥, 양갱, 부각 등이 잘 팔린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메뉴도 있다. 노릇노릇하게 구운 삼겹살 한 점을 채소와 함께 싸 먹으면 1000원, 소주 한 잔을 마시면 500원이다. 쌈에 소주 한 잔을 마시는 데 1500원이 들고 3분이 걸린다. 물건을 팔고 싶은 사람이 일주일 단위로 빌려 장사할 수 있는 ‘누구나가게’도 독특하다.
시장의 정기 휴무일은 둘째 월요일, 자율 휴무일은 넷째 월요일이다. 점포마다 영업시간이 다르지만 대체로 평일 주말 상관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 남부시장 야시장. 한국관광공사 제공

■ 전주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은 먹거리, 즐길거리 풍성해 현지 주민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매주 금ㆍ토요일에 서는데 주말 야시장 방문객이 평균 8,000~9,000명에 달한단다.
45개의 판매대 가운데 31개가 먹거리 판매대일 정도로 먹거리가 단연 인기다. 군대의 추억 불러일으키는 ‘군대리아’ 버거, 나무젓가락에 낙지를 돌돌 말아 낸 ‘낙지호롱’의 낙지꼬치, ‘총각네스시’의 쇠고기불초밥, ‘지글지글팟’의 철판스테이크 등이 인기 메뉴다. 전주에 정착한 다문화 가정 사람들이 만드는 다양한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속을 풀어주는 베트남 쌀국수, 알록달록한 라오스 만두(사구)가 잘 팔린다. 전주 전통의 맛을 담은 남부시장 터줏대감 ‘조점례남문피순대’와 콩나물국밥집도 성업 중이다.
시장 2층에는 청년몰이 자리잡고 있다. 이름처럼 청년 창업자들이 운영하는 공방, 음식점, 찻집, 카페 등이 모여 있는 공간인데, 입소문 타며 데이트족에게 인기다.
한옥마을 야시장 인근 풍남문은 조선시대 전주를 둘러싼 성의 남쪽 출입문으로 독특한 건축미를 보여준다. 한옥마을과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도 야시장에서 가까워 함께 둘러보면 멋진 여행이 된다.

▲ 부평깡통야시장. 한국관광공사 제공

■ 부산 부평깡통야시장
 
부평깡통야시장은 2013년 상설 야시장 1호로 개장한 곳으로 전국에 야시장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국제시장, 자갈치시장과 함께 부산 3대 시장으로 꼽히는 부평깡통시장 골목 110m 구간에 매일 들어선다. 저녁 7시 30분에 이동 판매대 30여 개가 입장하며 시작된 야시장의 열기는 자정까지 이어진다. 국내 최초 상설 야시장답게 먹거리도 다양하다. 쇠고기를 구워 한입 크기로 잘라주는 서서스테이크, 빵 속에 따뜻한 수프가 담긴 파네수프, 주문과 동시에 토치로 익히는 즉석 쇠고기불초밥, 고소한 모차렐라를 얹은 가리비치즈구이 등 각양각색 음식이 눈과 코를 자극한다. 주변에 각종 먹거리 매장과 부평동 족발골목도 있다.
부산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에서 찾아가기 쉽고 국제시장, 보수동책방골목, 감천문화마을이 지척이다. 해동용궁사, 동백공원, 삼진어묵체험ㆍ역사관까지 함께 돌아봐도 좋다.
 

▲ 교동 도깨비야시장. 한국관광공사 제공
▲ 서문시장 야시장. 한국관광공사 제공

■ 대구 교동 도깨비야시장ㆍ서문시장 야시장
 
교동 도깨비야시장은 대구에서   처음 시작된 야시장이다. 규모는 다소 작지만 대구역과 가까운데다 젊고 활기찬 동성로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여행자를 끌어모은다. 토요일마다 함께 열리는 플리 마켓도 소소한 재미를 준다. 독특한 먹거리와 핸드메이드 소품 등을 파는 점포가 늘어서 늦은 밤까지 불을 밝힌다. 작년 말 화재 이후 임시 휴장하던 서문시장 야시장도 지난달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 다양한 먹거리와 작은 콘서트, 공연 무대 등 볼거리가 많아 가볼 만하다.
야시장으로 향하기 전 근대문화골목 투어를 즐겨본다. 근대건축물과 역사 흔적을 좇아 시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대구근대역사관을 추가하면 여행이 더 풍성해진다. ‘김광석다시그리기길’도 빼놓을 수 없는 여행 코스다. 추천한다. 방천시장 인근 골목에 김광석을 테마로 벽화와 조형물, 공연장 등이 알차게 꾸며졌다.
 

▲ 남진 야시장. 한국관광공사 제공

■ 목포 남진야시장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로 불리는 가수 남진이 이름을 딴 야시장이다. 목포역에서 2km 남짓,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자유시장 한쪽에 위치한다. 매주 금ㆍ토요일 저녁 야시장이 문을 연다.
목포시는 이곳 출신 가수 남진에게 전통시장 살리기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고 남진이 이를 받아들여 남진시장이 탄생했다. 2015년 12월에 문을 열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가수 이름을 딴 야시장답게 ‘T 자형’ 시장 전체를 남진 콘셉트로 꾸몄다. 야시장 좌우로 들어선 수산물과 건어물 상점 사이에는 ‘맛의 도시’ 목포의 먹거리를 파는 포장마차형 노점이 일렬로 자리 잡았다. 원래 종전 상점들의 좌판이 있었는데 야시장의 취지에 공감한 상인들이 흔쾌히 자리를 내줬다. 먹거리 판매대에는 목포의 전통 음식인 홍어삼합과 홍어전, 나무젓가락에 돌돌 만 낙지호롱구이, 토치로 ‘불 마사지’를 받는 큐브스테이크까지 입맛과 시선을 사로잡는 먹거리가 많다. 다문화 가정 여성들이 만드는 외국 음식도 눈에 띈다.
야시장 가기 전 유달산과 갓바위, 삼학도 등을 둘러보며 낮 시간의 목포를 구경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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