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엄마에게 30만원 보내줘.” 말로 금융 거래를 명령하면 인공지능이 이 말을 해석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내놓은 음성인식 AI뱅킹, ‘소리(SORi)’ 얘기다. 로보 어드바이저가 모바일로 자산관리를 돕는다. 신한은행이 내놓은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 ‘엠폴리오’는 체험 고객만 벌써 15만명이 넘었다.

금융사들이 첨단 기술을 금융에 접목하려는 노력에 가속도를 올리고 있다. 로봇이 대체하는 금융업무 분야가 기존 자산관리, 상담에 국한되지 않고 점점 넓어지는 추세다.

▲ 우리은행은 음성명령만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한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뱅킹 '소리(SORi)'를 금융권 최초로 출시했다. 사진=우리은행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음성명령만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한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뱅킹 '소리(SORi)'를 금융권 최초로 출시했다. 우리은행 스마트뱅킹 앱 원터치개인의 메인화면에서 소리 아이콘을 클릭하면 음성명령으로 계좌조회, 송금, 환전, 공과금 납부 거래를 할 수 있다. 아울러 생체인증을 이용해 최초에 이체정보를 등록하면 보안카드, 인증서, 통장 비밀번호 입력 없이도 생체인증 한 번으로 쉽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음성 인식기술이 뛰어난 네이버 클로바(Clova) 플랫폼과 제휴해 ‘AI 뱅킹’을 계속 발전시키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음성 및 안면 등 생체인증으로 이용 가능한 금융서비스를 더욱 확대하고, 금융거래와 외국어를 AI에게 학습시켜 모든 연령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관련 상담을 로봇이 해주는 챗봇 서비스도 이미 시행되고 있다. 챗봇을 통해 실시간으로 원하는 답변을 바로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의 단순한 문의가 줄어들고 고객은 상담원과의 복잡한 연결 없이도 채팅으로 쉽게 금융서비스나 상품을 상담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분석이다. 금융챗봇은 자동이체나 공과금 납부 내역 알림, 사용자 맞춤형 금융상품 정보 추천, 결혼자금 관리 계획 등 개인 비서와 같은 역할을 한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카카오톡 기반의 금융상담 서비스인 ‘금융봇’을 제공하고 있고, 타행들도 챗봇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농협은행의 금융봇은 상품안내, 자주 묻는 질문(FAQ), 이벤트안내, 이용시간 안내, 올원뱅크 바로가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고도 카카오톡 친구추가를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올원뱅크 사용자가 50만명을 돌파했으니, 이 서비스를 이용해본 고객도 그 정도 되지 않을까 추정한다”며 “현재는 카카오톡에 접속해야 이용할 수 있지만, 향후 농협 고객이면 카카오톡 가입여부에 관계없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채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3일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도 로봇이 24시간 금융 상담을 지원하는 AI 시스템 ‘금융챗봇’을 개발해 고객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많은 증권사에 이미 도입됐고, 주요 은행들도 도입과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로보 어드바이저(RA) 서비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금융권 최초로 출시한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 ‘엠폴리오’를 출시했다. 3일 기준 체험 고객만 15만명이 넘었으며 모바일 펀드 판매액을 끌어올리는 일등 공신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소득 상황, 투자금 필요시기, 투자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등 질문에 답을 하면 투자성향을 알려줘 여기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진단받을 수 있다.

▲ 신한은행의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 ‘엠폴리오’를 이용하면 투자성향에 기반한 포트폴리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사진=엠폴리오 캡처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나금융경영연구소와 하나금융투자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 금융권 최초 자체 개발한 ‘사이버PB’를 선보였다. 고객이 직접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자의 성향을 진단하며, 투자목적을 분석한 후 1:1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함으로써 기존 자문형 신탁 방식 및 ETF 자동매매 방식의 로보어드바이저와는 차별화했다는 것이 KEB하나은행의 설명이다.

우리·농협·기업은행 등 주요은행들은 4월 말 금융위원회와 코스콤이 공동 진행하는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결과를 바탕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출시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비스 초기 단계인 만큼 발전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영역이어서 은행들이 사활을 거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편의성도 편의성이지만, AI를 활용한 서비스들이 얼마나 온 디맨드(on demand) 금융서비스로 고도화해나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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