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송남석] 국내 30대 그룹의 지난해 투자 규모가 1년 새 2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액으로는 무려 13조4천억 원에 달한다. 이중 12조8천억 원의 투자 감소가 현대자동차‧삼성‧SK그룹에서 나왔다.

눈에 띄는 대목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삼성동 한전 부지 매입을 마무리하면서 투자가 10조 원 가까이 줄었고, 삼성‧SK그룹도 각각 1조 원 이상씩 투자규모를 줄였다. 이들 3대 그룹 투자 감소액만 30대 그룹 전체의 96%에 달했다.

4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66개 계열사의 유·무형자산 투자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총 투자액은 60조69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조3991억 원(18.1%)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무형자산 투자액이 소폭(4464억 원, 6.1%) 늘어난 반면, 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형자산 투자액이 13조8456억 원(20.7%)이나 쪼그라들면서 투자 감소세를 견인했다.

투자규모가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현대차그룹으로 삼성동 한전부지 매입에 따른 비용(10조5500억 원) 처리가 2014~2015년에 걸쳐 마무리된 영향이 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8조4131억 원을 투자하는데 그쳐 1년 새 절반 이상(9조9352억 원, 53.4%) 줄었다. 무형자산 투자액은 2652억 원(13.5%) 늘었지만, 유형자산 투자액이 무려 9조9003억 원(61.6%)이나 급감했다.

이어 삼성그룹(1조7625억 원, 10.4%)과 SK그룹(1조4193억 원, 11.5%)의 투자도 1조 원 넘게 줄었다. 이들 3대 그룹의 투자 감소액(12조5170억 원)이 30대 그룹 전체 감소액의 95.6%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GS(8230억 원, 38.4%) ▲한진(4433억 원, 33.5%) ▲영풍(3414억 원, 61.%) ▲신세계(3140억 원, 24.7%) ▲현대중공업(3024억 원, 33.2%) ▲대우건설(1374억 원, 61.4%) ▲KT(921억 원, 3.1%) ▲KCC(878억 원, 23.3%) ▲현대백화점(836억 원, 17.9%) ▲효성(674억 원, 18.4%) ▲LS(347억 원, 12.1%) ▲KT&G(269억 원, 17.1%) ▲OCI(244억 원, 9.8%) ▲대우조선해양(196억 원, 15.8%) 그룹 순이었다.

반면 투자규모를 늘린 기업도 있다. LG그룹은 지난해 7조9587억 원을 투자, 전년 대비 9907억 원(14.2%) 늘어나 30대 그룹 중 최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어 ▲에쓰오일(4119억 원, 62.4%) ▲롯데(4056억 원, 21.8%) ▲포스코(1247억 원, 6.5%)도 1000억 원 이상 투자를 늘렸다.

송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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