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영화 ‘원라인’(3월 29일 개봉)을 본 관객이라면, 아마 임시완의 변신이 가장 눈에 들어왔을 터다. 반듯한 ‘엄친아’ 이미지를 고수한 임시완의 달라진 연기가 돋보였다. 능글맞고 계산적이며 야무진 민 대리 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영화에서 임시완이 연기한 민 대리는 명석한 두뇌와 화려한 언변으로 사람을 홀리는 재주가 있는 캐릭터다. 대표작 ‘미생’ 속 장그래와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다. 깔끔하고 반듯한 모습을 주로 보인 임시완은 이번 영화에서 뺀질뺀질하고 능구렁이 같은 면모를 마음껏 과시했다.

“변신을 꾀했다든지 하는 생각은 없었어요. 이 작전은 철저히 감독의 머릿속에서 나왔죠. 우리가 알고 있는 사기꾼과는 전혀 다른 사기꾼을 구축했어요. 사실 대중이 저를 되게 좋게 봐주잖아요. 그 반듯한 이미지를 굳이 확고하게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오히려 스스로 더 포장을 하고 아름답게 꾸미려고 노력하죠.”

반듯한 이미지로 덕을 많이 봤다며 웃는 임시완의 모습은 마치 민 대리처럼 능청스러웠다. “‘원라인’을 통해 지금껏 해본 적 없는 작업을 해보니 꽤 흥미진진했다.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고 말하며 웃었다.

스스로 고지식한 성격이라고 말하면서도 최근에는 어떤 작품을 만나느냐에 따라 성격이 변하는 걸 느꼈다고 했다. “제가 굉장히 고지식한 편이라고 생각했어요. 마냥 일차원적인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작품을 만날 때마다 성격이 변하는 걸 느껴요. ‘오빠생각’때는 듬직한 모습을 많이 보이려고 했던 것 같고요. ‘원라인’을 촬영하고 난 뒤에는 여전히 민 대리의 모습이 남아있죠. 앞으로도 계속 작품 활동을 할 텐데 저도 궁금해요. 어떻게 변해갈지.”

임시완은 촬영장에서 감독과 긴밀하게 대화를 나누는 편이다. ‘원라인’ 의 민 대리 역시 양경모 감독과 길고 긴 대화 끝에 탄생한 캐릭터다.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보다는 대화에서 해답을 찾곤 한다.

“‘해품달’ 때부터 지금까지 전 늘 감독과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연기를 처음 알려준 선생님을 만난 덕에 연기에 대한 좋은 가치관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연기 연습을 하다 보니 현장에 집중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그 때부터 감독에게 의지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원라인’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평소 애주가이기도 한 임시완은 ‘원라인’을 촬영하며 진구, 박병은과 술자리를 즐겼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임시완을 놀라게 한 건 박병은의 개그 본능이었다. “‘암살’에서 봤던 (박)병은이 형의 모습이 아니었어요. 어떻게 이런 성격으로 악역을 하셨을지 궁금할 정도였죠. 너무 유쾌했어요. 제 페이스를 잡지 못할 정도로 재미있는 성격이죠. 이번에 방송 녹화를 같이 했는데, 형의 개그감에 또 놀랐어요. 앞으로 형과는 방송을 같이 안 할 것 같습니다(웃음).”

이제는 아이돌보다 배우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임시완이다. 임시완이 속한 제국의아이들은 지난 2월 공식적으로 해체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비록 그룹 활동은 중단했지만, 임시완은 여전히 멤버들과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

“계속 멤버들과 연락 중이에요. 입대하기 전에 광희를 만나고 싶었는데 시간이 도저히 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휴가 때 보기로 했어요. ‘원라인’ 시사회에 멤버들도 초대했는데 오랜만에 뭉칠 수 있는 기회가 돼서 기분이 좋았죠.”

본격적인 연예 활동의 출발점이 아이돌인 만큼 무대에 대한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터다. 임시완은 배우로서 작품 활동을 하면서도 꾸준히 무대에 올라 팬들과 소통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지금 당장 아이돌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무대를 청산하는 건 아니에요. 그렇게만 볼 이유가 전혀 없죠. 가수로서 욕심을 버리지 않았어요. 작품의 OST 욕심도 있고, 팬미팅을 하면서 무대 위에 오르고 싶은 생각도 있죠. 혹시라도 그런 걸 걱정하는 팬들이 있다면 굳이 사서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임시완에게 올해 남은 가장 큰 숙제는 군 입대다. 먼저 입대한 광희의 뒤를 이어 입대하겠다는 각오다. 올해 방송 예정인 MBC ‘왕은 사랑한다’를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으로 생각하고 있다.

“제가 아직까지 숙제를 못하고 미루고 있는 느낌이에요. 빨리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여건이 여의치 않아 군대를 미루게 됐죠. 더 이상은 입대를 미루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왕은 사랑한다’를 마지막 작품으로 군대에 가고자 하는 생각이에요. 웬만하면 올해 입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진=NEW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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