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만약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었다면 이제 망설일 필요가 없겠다. 볼트 EV가 대규모 시승행사를 열고 내연기관 이상의 상품성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볼트 EV를 짧게 타봤다. 일산 킨텍스에서 파주 헤이리마을까지를 왕복했다. 50km 정도밖에 안되는 거리라서 얼마나 멀리 달리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기본적인 주행성능과 안정성, 그리고 공간 편의는 확실히 살펴봤다.

▲ 볼트 EV

이제 전기차 주행 성능에 대해서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꽉 차는 토크감에 부족하지 않은 출력. 속도 제한이 걸리는 150km/h까지 속도를 올리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최고출력이 204마력에 최대토크가 36.7kg·m이다.

전기차가 소리나 진동이 적다는 것도 이제 상식이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우우웅’소리가 나는 것을 제외하면 조용하다. 400kg에 달하는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 있는 덕분에 차체 안정성도 높다. 서스펜션 세팅이 약간 딱딱하다는 느낌은 있지만 그뿐이다. 부드럽게 도로 위를 날아간다.

▲ 볼트 EV는 얼마나 효율적인 주행을 했는지 점수도 내준다.

조향감은 가벼운 편이다. 소음이나 진동이 적어서 더 그런 느낌이 든다. 단점은 아니고 취향 차이는 다소 있을 것 같다. 스포츠모드가 있긴 한데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가장 재미있는 기능은 원터치 주행 모드다. 기어봉에서 L로 변속하면 밟으면 나가고 떼면 서는 아주 ‘전기차스럽게’ 바뀐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필요가 없어 운전이 쉬워질뿐 아니라, 회생제동이 적극적으로 걸려서 주행 거리도 늘어난다는 것이 한국지엠 관계자 설명이다.

▲ 볼트 EV는 테슬라처럼 앞 트렁크가 있지는 않다. 대신 구동계를 최소화해 휠베이스를 늘려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됐다. 배터리 등 냉각이 중요한 탓에 냉각 장치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개인적으로는 운전자가 취향에 따라 주행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내연기관 차에 익숙한 운전자라도 스티어링 휠 왼쪽 안에 붙어있는 회생제동 버튼으로 감속 페달을 대체할 수 있다. 전기차 주행 재미를 배가시키는 필수 요소다. 볼트 EV에 달린 회생제동 버튼은 다른 전기차보다 강력해서 더 요긴하게 쓸 수 있다. 회생제동 사용시에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와 같이 후방 제동등이 들어오니 걱정할 필요 없다.

편의기능도 쉐보레가 신경 썼다는 느낌이 역력하다. 투박한 인터페이스로 비판이 있었던 다른 모델들과 달리, 볼트 EV만을 위한 시스템이 적용돼 훨씬 직관적이 됐다. 인테리어 재질이 플라스틱 등으로 다소 투박하지만 차 가격이 저렴하니 이해할만하다.

아쉬운 점은 있다. 바로 내비게이션이다. 이번에도 내비게이션은 안들어간다. 차량 내비게이션은 더 이상 필요한 기능이 아니라는 쉐보레 방침 때문이다.

▲ 행사장에는 볼트 EV가 얼마나 달릴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설치됐다.

대신 널찍한 대시보드가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취향에 따라 적당히 악세서리를 구매해서 휴대폰을 내비게이션으로 이용하면 그만이다. 꼭 차 내비게이션이 필요하다면 애플 카플레이를 이용한 상품을 쓰면 된다.

▲ 계기반에서는 왼쪽에서 주행 가능 거리, 오른쪽에서는 에너지 현황을 볼 수 있다.

볼트 EV는 실내 공간이 겉보기보다 훨씬 넓다. 특히 2열 레그룸은 ‘감동’이라고 할만한 정도다. 배터리 때문에 약간 높긴 하지만 아주 편하게 앉을 수 있다. 적제 공간도 소형 SUV와 비교해서 작지 않다.

▲ 대시보드가 평평하고 넓다.

소비자가 이런 볼트EV를 올해에는 더 이상 구매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다. 그래도 롯데렌터카에 상당수 물량을 공급했다니 전기차에 대한 인식 변화는 기대된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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