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돌풍을 주도하는 최순호 감독/사진=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강등권을 전전하던 전통의 명가가 확 달라졌다. 최순호(55)로 선장을 바꾼 포항 스틸러스호가 시즌 초반 K리그 클래식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순호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홈 경기에서 인천을 2-0으로 제압했다.

외국인 선수 롤리냐의 활약 속에 2연승을 달린 포항은 승점 10(3승 1무 1패)이 되며 리그 3위로 도약했다. 2강 체제를 유지하는 제주 유나이티드와 전북 현대와는 승점 1차다.

불과 6개월 전 강등권에서 클래식 잔류를 위해 싸우던 팀이 드라마틱하게 달라졌다. 지난 9월 말 최진철(46) 전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최순호 감독 지휘 아래 팀이 급격히 좋아지고 있다. 더구나 포항은 오프 시즌 동안 별다른 선수 보강 없이 오히려 문창진(27ㆍ강원FC) 등 전력 누출을 우려하던 팀이라는 점에서 놀라움을 더한다.

수비수 출신 최진철의 포항이 단단한 수비 축구를 지향했다면 현역 시절 한국을 대표하던 국가대표 공격수답게 최순호식 포항 축구는 난타전을 즐기는 공격 축구로 탈바꿈했다. 이날 2골을 더해 시즌 10골(5실점)로 이 부문 막강 화력의 제주(7골)를 제치고 선두를 질주했다. 5라운드를 소화한 K리그 클래식에서 경기당 2골은 포항이 유일하다. 다만 실점도 5개로 상위 5개 구단 중 가장 많을 만큼 난타전을 벌이는 최순호호에 팬들은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화끈한 공격 축구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했다. 우리가 분석하고 대비한 대로 상대를 잘 막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경기당 평균 2골을 넣고 있는데 만족스럽다. 이 페이스를 지속해야 한다. 좋은 과정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지금부터는 완벽함을 요구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재차 각오를 다졌다.

이날 포항은 전반 41분 인천의 미드필더 한석종(25ㆍ인천)이 퇴장당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몇 분 뒤 추가 시간에 손준호(25ㆍ포항)의 볼을 받은 롤리냐(27ㆍ포항)가 골을 터뜨리며 1-0으로 앞섰다. 후반 34분에는 역습 과정에서 측면으로 치고 나간 롤리냐가 상대 진영으로 절묘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달려 들어가는 권완규(26ㆍ포항)가 골문 앞에서 골키퍼 키를 살짝 넘긴 킥이 상대 자책골로 기록되며 쐐기를 박았다.

대구FC는 클래식 승격 4년 만에 감격의 첫 승을 거뒀다. 대구는 대구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전남 드래곤즈와 홈 경기를 2-1 승리로 장식했다. 이로써 대구는 2013년 11월 17일 제주전 승리 이후 무려 1,240일 만에 클래식 무대에서 승리한 반면 시즌 전 다크호스로 꼽히던 전남은 개막과 동시에 5연패 늪에 빠졌다.

전날 열린 5라운드 4경기는 모두 무승부가 연출됐다. 강원FC와 전북이 평창에서 1-1로 비겼고 광주FC와 울산 현대도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수원 삼성은 안방에서 상주 상무와 득점 없이 비겼고 FC서울과 제주도 공방전 끝에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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