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아이유의 컴백은 똑똑했고 그 결과는 차트에서 나타나고 있다. 아이유가 21일 정규 4집 발매를 앞두고 공개한 두 신곡 ‘밤편지’와 ‘사랑이 잘’은 각종 음원 차트들을 장악하며 본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컴백 전 아이유의 부담은 작지 않았을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2015년 10월 발매한 정규 3집 ‘챗셔’ 이후 약 1년 6개월 가량의 공백기가 있었던 데다 그 사이 가수보다 배우로서의 일면을 보여 주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유는 자신이 프로듀싱을 처음으로 맡았던 ‘챗셔’의 수록곡 ‘제제’가 어린 아이를 성적 대상화 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아이유는 새 앨범에서 신중했다. 컴백을 약 한 달 앞둔 3월 중순께 일찍이 컴백 날짜를 4월 21일이라 못 박아 뒀다. 그러면서 정규 앨범을 정식으로 출시하기 전 두 곡의 수록 곡을 먼저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미니도 아닌 열 트랙 이상을 꽉 채운 정규앨범. 자칫 타이틀을 제외한 다른 곡들이 묻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두 곡을 먼저 공개함으로써 여러 트랙들이 두루 주목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선 공개곡들을 통해 가수 아이유와 대중 사이의 거리감도 줄여 보겠단 의도도 읽힌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밤편지’의 단아하고 청초한 이미지와 서정적인 멜로디는 대중이 늘 봐 오던 아이유의 단면 가운데 하나였고, 이질감이 없는 이 음악은 8개 주요 음원 사이트들의 실시간 차트를 평정했다.

자신이 잘하는 것,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차트 1위를 이뤄낸 아이유는 다음 번 방향을 살짝 틀었다. R&B풍의 듀엣곡 ‘사랑이 잘’을 발표했다. 아이유 스스로도 팬카페에 밝혔듯 아이유의 R&B 트랙은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앞서 ‘밤편지’로 아이유의 귀환을 인식한 음악 팬들은 자연히 ‘사랑이 잘’에게로 관심을 옮겨갔고, 그 결과 이 곡 역시 8개 음원 차트를 올킬했다. 최근 가장 핫하게 소비되고 있는 뮤지션 가운데 하나인 오혁을 듀엣 상대로 고른 것 역시 칭찬할만하다.

대중과 자신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아이유가 한 것이 하나 더 있다. 온라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이지금 IU’라는 개인 채널을 개설한 것. ‘이지금 IU’는 소속사 로엔엔터테인먼트에서 운영하는 것과 별개다. 채널 운영과 방향성에 아이유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대 초ㆍ중반 청소년들의 유튜브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부분을 공략함과 동시에 공식 뮤직비디오 외의 B컷이나 비하인드를 궁금해 하는 팬들의 니즈까지 고려한 전략으로 보이는데, 개설 2달여 만에 구독자 5만 명을 돌파했다.

이 채널에서 아이유는 홍콩, 대만 등에서 찍은 브이로그(vlogㆍvideo와 log의 합성어) 형식의 영상과 뮤직비디오 메이킹 영상 등을 공개했다. 특히 10일 오픈 된 ‘사랑이 잘’의 라이브 영상은 공개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조회수 17만을 훌쩍 넘고 있다. 이 조회수는 ‘이지금 IU’를 통해 공개 된 6개의 영상 가운데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영상에서 아이유는 오혁과 함께 편안한 복장으로 라이브를 한다. 이 와중에 노래방 화면 같은 영상이 배경에 삽입된다. 온라인 공간에서 인기인 ‘B급 정서’를 활용한 것으로, 팬들은 “덕분에 원 없이 웃었다”, “뭐지 이 병맛 영상은”, “영상 참신하다”는 등의 반응을 쏟아내며 뜨거운 호응을 보내고 있다.

이 같은 좋은 분위기는 본 앨범으로까지 무리 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아이유와 ‘드림하이’, ‘프로듀사’ 등에서 호흡을 맞춘 한류스타 김수현이 신곡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기로 했을 뿐더러 ‘뮤지션들의 뮤지션’이라 불리는 샘김이 아이유를 위해 선물한 곡도 수록되기 때문이다.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한참 후배인 샘김의 곡을 받는 데도 주저하지 않으며 남다른 승부사 기질을 보이고 있다. 아이유가 띄운 승부수가 본 앨범에서 어떤 폭발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페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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