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깜깜이' 농협금융 회장 인선, 누구를 위한 것인가?
[데스크 칼럼]'깜깜이' 농협금융 회장 인선, 누구를 위한 것인가?
  • 김재현 기자
  • 승인 2017.04.1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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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 김재현] 이달 28일 임기만료를 앞둔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의 바통을 이을 새 회장 선출 작업이 안갯 속이다. 타 금융지주사와 달리 새 회장직에 대한 신속하고 투명한 경영승계가 작동되지 않은 탓인지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런 사정에 차기 회장 후보군의 하마평은 자취를 감춘 채 김 회장의 연임 유력설에 무게를 둔 예측만 무성하다.

▲ 사진제공=연합뉴스

1~3차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가 지난달 15일과 이달 6일, 17일 세차례에 걸쳐 열렸음에도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임추위는 이번 주 내에 적임자를 내겠다고 시사했지만 농협금융의 장고를 엿볼 수 있다.  

명확한 임추위 일정조차 결정되지 않는 점을 미뤄볼때 최대한 보안유지에 각별한 것으로 판단된다.

농협금융과 달리 신한금융과 우리은행의 새 은행장 선출과정과 사뭇 다른 모양새다. 신한금융은 경영승계 계획에 따라 도덕성과 신한 가치 구현능력, 통찰력, 글로벌 리더십 등의 제반 요소에 따라 투명하고 신속한 결정을 보였다. 내부 규정에 따른 지배구조와 승계프로그램의 확고한 실행으로 내부 줄서기 문화나 왜곡된 조직문화가 사라졌고 될 사람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점주주들에 의한 집단경영이라는 새로운 지배구조의 시험대에 놓였던 우리은행 역시 인선에 대한 잡음을 없앴다. 10여명 넘는 후보군에 대한 꼼꼼한 평가와 빠르고 안정적인 경영승계 과정을 보였다. 역시 은행장 선임 과정에 대한 큰 잡음 없이 마무리됐다는 평이다.

농협금융이 '장미 대선'을 앞두고 섣부른 인선 작업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금융회사 CEO들의 연임 결정은 이를 대변해준다. 올 초 금융회사 차기 CEO 선임에 있어 현 CEO들의 연임이 주를 이뤘다. 비록 1년 단임이긴 하지만 빠른 결정으로 경영공백의 최소화를 판단해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의 경우 농협금융의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농협중앙회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다. 농협금융은 시장과의 경쟁 뿐만 아니라 국가 정책적 판단에 따른 정책금융의 역할을 동시에 펼쳐야 하기 때문에 차기 회장의 역할은 중차대하다.   

이런 정황을 고려할 때 새로운 정권과의 소통과 금융권에 닥친 신용 리스크를 헤쳐나갈 적임자 찾기에 진통을 겪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3차 임추위까지 열렸음에도 압축된 후보군조차 윤곽이 나오지 않는 것을 두고 차기 정권의 코드 인사를 염두한 인선작업 그리고 후보군에 대한 여론의 검증을 두려워 한다는 의구심이 든다.   

현재로서는 김 회장의 연임이나 직무대행 외엔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다. 실적지표와 평가에서 보듯 김 회장의 능력은 이미 확인된 바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농협금융 출범 이후 회장 연임 전례가 없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우여곡절을 겪은 농협금융의 2017년은 재도약의 원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 관리 능력과 수익 다변화, 그리고 체질 변화가 필요할 시기다. 상대적으로 비대해진 조직문화의 슬림화도 관건이다.

낙하산 인사에 대한 폐해를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꼈던 금융권이다.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라면 낙하산 인사를 무조건 나쁘다고 평할 수 없다. 다만 인사가 만사다.

366조원에 이르는 자산을 움직이는 농협금융의 미래를 이끌 적임자 찾기가 필요하다. 농협만의 농협다운 선진 지배구조 확립은 농협의 브랜드 가치 상승을 이끌고 지속가능경영을 펼칠 수 있다. 더욱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새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기다리는 것 보다 농촌과 농민에 뿌리를 둔 농협의 정체성을 살리고 그들로부터 신뢰받는 금융회사가 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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