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규칙 위반 시 부여되는 위반점 관련 기준이 변경됨에 따라 당분간 선행형 선수들이 경주를 주도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경륜의 위반점 제도가 바뀌며 경주 흐름에 변화가 예상된다. 선행형 선수들이 추입형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위반점은 선수가 경주규칙을 위반해 주의 또는 경고 등의 제재를 받을 시 주어지는 일종의 벌점이다. 일정 기간 합산 위반점이 기준을 초과하면 경주 출전정지 제재가 주어진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는 지난 7일부터 경륜 위반점 제도를 강화했다. 출전정지 제재가 주어지는 기준을 완화한 대신 위반점 자동 소멸 조항을 없앴다.

변경 전에는 최근 3회차 경주의 합산 위반점이 40점을 초과하면 다음 회차 경주에서 1회 출전정지 처분을 내려졌다(출전정지 후 위반점 40점 삭감).  이 기간 합산 위반점이 40점 이하인 경우 다음 회차 시작과 함께 합산 위반점이 모두 자동 소멸됐다. 이 때문에 일부 선수들은 출전정지 처분을 받지 않을 수준의 몸싸움 등을 적당히 하는 등 위반점 제도가 악용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바뀐 위반점 제도는 최근 3회차 경주의 합산 위반점이 100점이 넘어야 다음 회차 1회 경주 출전정지 처분을 내린다(출전정지 후 위반점 100점 삭감). 그러나 100점 이하인 경우 다음 회자 경주 시작과 함께 위반점이 자동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합산 위반점에서 5점만 삭감된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안전한 경주운영을 선호할 공산이 커졌다. 대신 낙차나 규칙위반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달라진 위반점 제도는 선행형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규칙위반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상황은 자리 잡기를 위한 몸싸움 과정에서다. 위반점 제도가 강화되며 몸싸움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자리잡기로 인한 몸싸움이 줄어들며 선행형 선수들이 일찌감치 선두로 치고 나가기가 수월해졌다.

반대로 추입형 선수들은 불리해졌다. 이들은 결승선을 앞두고 막판 스퍼트로 앞 선수를 제치는 전법을 구사한다. 선두를 바짝 뒤쫓기 위해 치열한 자리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부담을 느낄 공산이 크다. 또 위반점 부담으로 인해 막판 추월과정에서도 위축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경륜 예상지 관계자는 “위반점 제도 변경으로 낙차나 몸싸움이 많이 줄어들어 경주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가 없어지고 양질의 경륜 경주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도 “추입형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질 것이다. 강축 선수들이 태만 경주를 하지 않기 위해 무리한 선행 승부를 펼칠 가능성도 있다”며 “당분간은 위반점을 관리하는 선수, 끌어내기 전법을 구사하는 선수들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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