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KB손해보험이 공개매수로 소액주주들과의 긴 갈등을 봉합하며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KB손보와 대부분 주주들은 ‘꽃놀이패’라는 반응을 비쳤지만 이에 반해 일부 소액주주모임 등은 적정가격이 아니라는 주장도 내놨다. 전문가들이 공개매수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고, 소액주주들이 법적대응은 이어가지 않겠다고 밝혀 KB손보와 소액주주간 다툼 소지는 공개매수 기간을 기점으로 잦아들 전망이다.

▲ KB손해보험이 KB금융지주의 100% 자회사가 되기 위해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공개매수가 3만3,000원으로 갈피가 잡히면서 투자자들 대부분이 만족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적정가격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사진=KB손해보험 제공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손보와 KB캐피탈이 KB금융지주로 완전 편입하기 위해 이날부터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KB금융은 현재 KB손보의 지분 39.81%와 KB캐피탈의 지분 52.02%를 갖고 있다. 공개매수가는 KB손보가 3만3,000원이다. 공시일인 지난 14일 종가대비 17.9%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매수 기간은 5월 12일까지 이어지며 잔여지분은 금융 주식과 1대0.5728700주로 교환한다.

KB손보는 일단 후련한 속내를 비쳤다. 대형주주와 소액주주가 모두 만족할 만한 방식과 가격이라는 설명이다.

KB손보 관계자는 “투자자들 대부분이 만족하는 분위기로 마무리가 잘 돼 다행”이라며 “그 동안 손보의 주가추이를 봤을 때 (공개매수가가) 고가를 반영해 잡음 없이 매듭을 지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 가치 측면에서도 KB금융 자회사 편입에 손을 들었다. KB손보 관계자는 “KB금융의 자산이 400조원을 바라볼 만큼 막강해 손보로서는 든든하다”고 전했다. KB금융의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374조원을 기록했다.

반면 KB손해보험 소액주주 가치수호모임 등 소액주주 일부에서는 공개매수가가 적정가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간 KB금융이 KB손보 편입을 위해 기업가치를 눌러왔다는 지적이다.

유재억 소액주주모임 대표는 “체급이 비슷한 다른 손보사들과 비교했을 때 4만원에 근접한 가치로도 평가 받을 수 있다”며 “현재 거래되는 2만8,000원(14일 종가기준)으로 보면 정상적인 주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대표 등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말부터 KB금융이 KB손보 등을 자회사로 만들기 위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3월 주주총회에서는 KB금융의 이익만 극대화했다며 사외이사 재선임을 반대하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의 법적 대변을 맡았던 임진성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는 "KB금융이 KB손보의 자사주를 저가에 매입하면서 시장에서는 100% 자회사 계획으로 주식을 매입해야 해 KB손보 주가를 낮춘다는 얘기가 돌았고 실제 주가가 계속 하락했다"며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000억원가량 상승했음에도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소액주주모임 등은 이번 공개매수 결정에는 법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유 대표는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면서 “주식 교환형태가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한 공개매수 형태를 취해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공개매수 형태는 투자자들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우선 공개매수가로 손해를 보는 투자자는 극히 적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2주 최고가인 3만3,300원에 매수하는 등 3만3,000원을 넘겨 사들인 일부 투자자에게서 약간의 손해가 예상된다. KB금융의 주가로 교환하는 방법은 현재 KB금융의 주가와 유동성 면에서 선호되지 않았다.

전문가들도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낮은 가치로 거래돼 왔지만 공개매수 가격에는 이런 할인요인이 제거됐고, 최근 52주 최고가인 3만3,300원에도 근접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 편입은 시장에서 예상했던 변수로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KB금융지주와의 시너지효과 기대로 주식교환을 선택할 경우 KB금융지주 주가에 따라 교환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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