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채성오] 리니지는 1998년 출시한 온라인 게임이다. 근거리 통신망(LAN)을 활용한 팀 기반 게임이나 패키지 타이틀로 점철됐던 국내 게임 지형도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 리니지M 사전예약. 엔씨소프트 제공

대규모 서버에 접속해 캐릭터를 육성하는 방식은 유저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PC방을 순식간에 리니지로 물들였다. 일종의 길드 개념인 혈맹이 도입되면서 이른바 ‘같이 하는’ 문화가 리니지 붐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했다.

지금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리니지는 이제 모바일 장르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한다. 지난해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을 공개했을 때 주목받았던 부분은 원작의 충실한 재현이다.

황량한 전장과 흉측한 외형의 몬스터는 물론 대규모 혈맹 전투, 클래스(직업)별 캐릭터까지 리니지가 모바일에서 구현되는 듯한 느낌을 전달했다.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각색을 넘어 ‘온라인 게임의 모바일 이식’ 수준을 재현하기에 이른다.

19년의 역사를 간직했기 때문일까.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을 대표하는 모델로 충무로 흥행 보증 수표 최민식을 선택했다. 리니지 IP를 활용한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모델도 영화감독 박찬욱을 선택했던 엔씨소프트였지만, 최민식 기용은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 리니지M 광고 영상에 등장하는 최민식. 관련 영상 캡쳐

1989년 드라마 '야망의 세월'로 데뷔한 최민식은 ‘파이란’ ‘취화선’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악마를 보았다’ ‘명량’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대호’ 등 수많은 대표작을 남겼다.

최민식이 흑빛 도시를 바라보는 광고 콘셉트는 다양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소위 ‘잘 나가는 영화배우’로 각인된 최민식이지만 홀로 남겨졌을 때 한없이 고독할 수 있다는 시니컬함과 탄탄한 연기 내공을 갖춘 고수의 풍모가 장수게임 리니지를 계승한 리니지M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리니지 레드나이츠 모델로 박찬욱 감독을 캐스팅한 마케팅 기법도 엔씨소프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찬욱 감독은 1992년 영화 '달은... 해가 꾸는 꿈'을 통해 처음 메가폰을 잡은 후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박쥐’ ‘아가씨’ 등 흥행작들을 배출했다.

▲ 리니지 레드나이츠 광고 영상에 출연한 박찬욱 감독. 관련 영상 캡쳐

배우 최민식과 박찬욱 감독의 공통점은 ‘내공’과 ‘대중성이다. 오랜 기간 다져온 내공을 통해 연령대를 불문하고 누구나 알고 있는 대중성이 강점인 셈. 리니지M이 추구하는 방향성 역시 잘 알려진 원작 게임의 대중성을 통해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모바일 게임으로 귀결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광고 영상에서 최민식이 말 한 마디 없이 강력한 존재감을 뽐내는 것처럼 리니지M의 기대감도 독보적인 상황"이라며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한 획을 그은 원작을 얼마나 충실히 재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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