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임서아] “에어컨으로부터 시작되는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 

한국 스마트팩토리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광주광역시 소재의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을 확인한다는 일은 흥분됐다. 특히 첫 공개하는 광주사업장 내 정밀금형개발센터의 모습이 궁금했다. 가전제품의 디자인과 완성도를 결정하는 삼성전자의 심장부인 까닭이다. 한 눈에 느낀 점은 정밀금형개발센터는 스마트공장(스마트 팩토리)이라는 걸맞는 곳이었다. 

▲ 삼성전자 정밀금형개발센터에서 초정밀 가공 밀링기를 통해 금형 부품을 가공하고 있다./삼성전자

기자가 18일 찾은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3캠퍼스 정밀금형센터는 국내 최고의 금형 연구·생산 시설이라고 불릴만한 엄청난 규모였다. 큰 규모의 생산라인에는 이 곳을 설명해주는 삼성전자 직원을 제외, 한명의 작업자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기계로만이 일사불란하게 라인이 움직여지고 있었다. 

삼성전자가 이곳을 처음 언론에 자신있게 공개한 까닭도 알 수 있었다. 이 센터는 가공·사출·프레스 관련 다양한 종류의 최첨단 금형 장비를 갖추고 있다. 스마트공장에 걸맞게 전 공정을 100% 자동화해 24시간 무인 가동이 가능하다.  

삼성 무풍에어컨의 상징으로 꼽히는 마이크로 홀과 메탈 몸체도 이곳에서 탄생했다. 무풍에어컨은 작년 1월 출시된 후 마이크로 홀의 매력 덕분에 누적 판매량 35만대를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있는 삼성전자의 대표 에어컨 제품이다.  

무풍에어컨에 적용된 13만5,000개의 마이크로 홀은 직경이 1mm밖에 되지 않는다. 금형이란 금속이나 플라스틱 원재료를 가공해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데 필요한 ‘틀’로, 마이크로 홀을 금형으로 만들기는 굉장히 어렵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프레스 금형 기술로는 이 마이크로 홀의 구현이 어려웠다”며 “이에 금형의 공차가 머리카락 두께의 20분의 1인 0.005mm를 유지할 수 있도록 초정밀 가공 기술을 확보, 미세한 홀을 만들 수 있도록 고속 타공이 가능한 프레스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1·2 캠퍼스 에어컨 생산라인은 정밀금형센터처럼 100% 기계로만 돌아가는 라인은 아니지만 “작업자는 작업만, 검증은 시스템으로”이란 글자가 적힌 큰 현수막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기계와 작업자의 조화가 잘 이뤄진 곳이었다. 

에어컨 생산라인에서는 작업자와 기계가 무풍에어컨을 생산하고 있었다. 밀려든 주문량 때문인지 쉴틈없이 바쁘게 공장이 움직여지고 있었다. 이 곳은 총 6개 라인으로 구성, 투입·조립·검사·완성·출하의 5단계 과정으로 완제품을 생산한다.

▲ 삼성전자 직원들이 18일 광주 오선동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삼성 무풍에어컨'을 조립하고 있다./삼성전자

이 라인은 자재 투입과 사전 부품 조립 공정을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제품 검사·완성품 조립과 같이 숙련된 작업자의 세심한 작업이 필요한 공정은 모듈 생산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등 융합형 제조공정을 적용했다.

삼성전자가 새롭게 도입한 ‘3D 스캔 기법’의 효과도 직접 확인했다. 3D 스캔 기법이란 고해상도 카메라를 이용해 초고속으로 제품의 외관 상태를 촬영한 후 3차원으로 이미지를 판독해 합격·불합격 판정을 하는 자동화 시스템이다.

삼성전자의 무풍에어컨은 정말 작은 마이크로 홀 때문에 육안만으로는 제조 품질을 완벽하게 검사하기 힘들지만 3D 스캔 기법은 이를 가능했다. 

3D 스캔 기법을 적용해 무풍에어컨의 홀 막힘·이물 침투·갭 불량 등을 검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작업자가 하기 힘들었던 일들을 시스템을 통해 제품이 점차 더 완벽하게 변하고 있었다.

삼성전자의 제조라인은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고, 성과도 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생산량은 기존 대비 25% 증가시키면서 공정 품질을 크게 개선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2014년부터 시작한 전 공정 ICT 자동화가 2020년까지 완성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ICT 자동화란 제품·모델 정보와 연동해 제조과정을 무인 자동화 함으로써 다양한 기종 생산에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 생산 체계다. 

정광명 삼성전자 광주지원팀장 상무는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차별화된 제품, 최첨단 기술이 만들어지는 삼성전자 프리미엄 가전의 심장”이라며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약 70만㎡(약 21만2,000평)의 부지에 3개의 캠퍼스로 구성됐다. 임직원 3,500여명이 근무하는 대규모 사업장으로, 에어컨·냉장고·세탁기 등 주요 생활가전 제품부터 모터·콤프레서 등 핵심 부품 생산 시설과 정밀금형센터까지 갖추고 있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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