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송남석] 국내 주요기업의 경영 상황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기업’도 14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2년 새 국내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은 39% 증가한 반면 이자비용은 12%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이자보상배율도 4.6에서 7.3으로 2.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대우조선해양, 현대상선, 한진중공업 등 14개사(3.9%)는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좀비기업’ 신세를 면치 못했다.

1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과 금융사를 제외한 357개사의 이자보상배율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수는 39곳,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7.3이었다.

이자보상배율이란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란 것은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한다. 통상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으면 기업의 회생 가능성이 크지 않은 ‘좀비기업’으로 분류된다.

2년 전과 비교할 때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은 40.9%(27개사)나 줄고, 평균 이자보상배율도 4.6에서 2.7포인트나 급등했다.

조사대상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29조5662억 원으로 2년 새 39.1%(36조4306억 원)나 급증한데 반해 이자비용이 17조7340억 원으로 11.6%(2조3231억 원) 줄들면서 전반적인 기업 경영환경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업종의 이자보상배율이 21.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자동차‧부품(15.3) ▲석유화학(12.3) ▲서비스(12.1) ▲식음료(10.1) ▲제약(9.7) ▲생활용품(8.3) ▲유통(5.2) ▲공기업(5.1)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경기 상황이 어려운 것으로 분류되는 ▲조선‧기계‧설비(1.2) ▲운송(1.5) ▲에너지(1.8) 업종은 최악인 것으로 평가됐고, ▲건설 및 건자재(2.9) ▲상사(4.0) ▲철강(4.6) ▲통신(4.8)도 낮은 편에 속했다.

기업별 이자보상배율은 유한킴벌리가 228만8880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동서석유화학(15만8844)도 10만을 넘겼고 ▲폴리미래(5만3825) ▲지멘스(5만3576) ▲동우화인켐(5만94)도 5만 이상이었다.

아울러 ▲동서식품(1만9169) ▲빙그레(7447) ▲S&T모티브(7165) ▲한국아이비엠(6302)이 ‘톱10’에 포함됐다. 이 기업들은 이자비용이 거의 없거나 1000만 원 내외 수준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반대로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포스코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SDI ▲SK해운 ▲홈플러스 ▲영풍 등 27곳은 영업적자로 인해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경영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평가됐다.

송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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