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 전경/사진=이호형 기자

[천안=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1983년 2월 1일 현대자동차서비스 배구단으로 창단한 현대캐피탈은 최태웅(42) 감독 부임 후 2016년 정규리그 우승, 2017년 챔피언결정전 우승 등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젖히고 있다. 최 감독의 말처럼 “구단ㆍ선수ㆍ스태프의 3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다.

그러나 또 하나의 비결이 숨어있다. 올인원 트레이닝 시스템을 자랑하는 전용 복합 베이스캠프인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다. 현대캐피탈을 보면 투자는 곧 성적이라는 말을 실감한다. 훌륭한 훈련 시설이 경기력과 동기부여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 ‘훈련ㆍ재활ㆍ생활ㆍ연습’을 한 곳에서

북천안에 위치한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는 2013년 문을 열었다. 육체와 정신을 엄격히 단련하는 중세 기사의 이미지가 현대의 스포츠맨과 부합한다는 차원에서 이름 지어졌다.

공장 지대와 포도밭 등이 어우러진 외진 곳에 위치해 겉모습만 봐서는 무슨 건물인지 짐작이 잘 되지 않는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정사각형 상자 모양인 건물은 쇠그물망의 표면으로 독특하고 멋진 자태를 뽐낸다.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에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훈련과 재활, 생활 및 연습 경기까지 한 공간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올인원 트레이닝 시스템의 결정체다. 구단 관계자는 “단일 종목으로 이런 시설을 갖춘 건 우리가 국내 처음”이라고 귀띔했다.

건물 1층은 연습장 코트와 물리치료실, 사우나 등이 있다. 2층은 각종 웨이트 기구와 층 전체를 원형으로 한 바퀴 도는 150m 길이의 실내 러닝 트랙을 갖춘 체력단련실과 재활치료실, 전력분석실, 식당이 배치됐다. 3~4층은 선수 숙소로 1인 1침실은 안락한 휴식을 보장한다. 대부분 190cm가 넘는 장신 선수들을 고려해 침대 등을 세심하게 조정했고 침실은 호수를 바라보는 전망을 자랑했다.

1층의 중심을 차지하는 코트는 천안 유관순체육관을 연상시킨다. 훈련을 실전처럼 하고자 동일한 디자인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배구장 한쪽 면은 개방형 대형 슬라이드 도어여서 외부 잔디마당에서도 훈련과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수술 외에 모든 재활치료가 가능하도록 아쿠아 치료기, 산소치료기 등 최신식 장비와 전문 인력을 갖춘 것은 타 구단의 부러움을 살 만 했다.

배구 종목 처음으로 첨단시설인 동작분석시스템을 도입한 부분은 경기력과 직결된다. “배구장 곳곳에 카메라를 배치해 훈련 모습을 실시간으로 전광판에 띄워준다. 선수의 동작과 공의 움직임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자세 교정을 돕는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 내부 모습/사진=현대캐피탈

◇ 미래를 본 투자, 로망으로 거듭 나

배구 선진국들도 인정하는 이런 세계 최고의 배구 전용 시설을 갖추기까지 무난하지만은 않은 과정이었다. ‘투자=성적’이라는 인식 아래 먼 미래를 보고 과감한 시설 투자를 감행한 구단주 그룹의 통 큰 결정이 3년 만에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관계자는 “예전엔 경기도 용인의 대웅제약 연수원에 붙어서 숙소를 썼다”며 “거기에 코트가 있어 훈련하고 했는데 열악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현대적인 시설이 선수들의 경기력과 동기부여에 중요하다고 본 구단에서 250억 정도를 과감하게 투자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배구는 물론 다른 프로 스포츠 구단들에서도 많이 답사하고 간다. 단일 종목 시설로는 외국에서도 감탄할 만큼 최고라고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일본에 가고 일본 구단이 우리에게 오면 서로 연습장과 숙소를 제공해주는데 시설 차이가 상당하다”고 웃었다.

선수들에게 미치는 효과 역시 무시 못 한다. 관계자는 “예전에는 외박을 주면 밤늦게라도 부리나케 나갔는데 여기 오고부터는 푹 자고 쉬고 밥 먹고 다음 날 낮이 돼야 나가는 모습이 달라진 풍경”이라고 소개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로망이다. 이곳 때문에 현대캐피탈에 오고 싶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듣고 있다. 용병들은 미국에서도 단일팀이 이런 시설을 가지고 있는 건 본 적이 없다고 한다”고 자랑했다.

경기력의 측면에서는 “일반 카메라 6개가 돌아간다. 세부적으로 슬로모션 카메라로 찍기도 한다. 최대 8대를 돌리는데 여러 방향에서 볼 수 있고 자세를 체크할 때는 움직임에 따라 볼 수도 있어 효과가 좋다”고 최 감독은 흡족감을 표했다.

천안=정재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