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임서아] 갤럭시S8이 예약 물량 100만대를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흥행 궤도를 달리려던 찰나,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혔다.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선보인 갤럭시S8가 ‘사쿠라에디션’, ‘벚꽃에디션’이라는 조롱섞인 별명을 얻게된 것.

갤럭시S8의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품 액정에 붉은 빛이 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불량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속시원한 원인 설명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 갤럭시S8 2대의 디스플레이 비교./인터넷 커뮤니티 뽐뿌

19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소비자들이 제품 사용 후기 등을 올리는 모바일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 등에는 ‘갤럭시S8 벚꽃 에디션’, ‘갤럭시S8 레드 게이트’ 등의 제목을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소비자들은 각자 배송받은 제품과 다른 제품을 비교한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을 보면 디스플레이 전면이나 일부에서 붉은 빛을 띄는 현상이 나타났다.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액정 전체는 물론 액정 테두리 부분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갤럭시S8 붉은액정 확인, 테스트, 교환, 해결방법 등 다양한 정보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갤럭시S8의 화면 색깔이 붉다고 느껴지면 우선 설정 메뉴 중 ‘색상 최적화’를 설정해 볼 것을 권하는 내용이다.  

이 메뉴에 들어간 후 빨간색, 녹색, 파란색을 조정해 화면의 흰색 바탕이 사용자의 눈에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맞출 수 있다. 사람의 시각은 주변 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에 기기의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정상 범위 내의 편차가 있을 수 있어 이를 보정하는 기능이다.

만약 그래도 화면 빛깔이 이상하게 느껴지거나 테두리 부분에서 이상을 발견한다면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 신고하거나 방문해서 제품 교환을 요청하면 된다. 

갤럭시S8 시리즈가 개통 첫날인 18일 약 20만대 개통된 것으로 집계됐고 디스플레이의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실제 제품 신고와 교환 건수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8 교환은 단순변심에 의해서도 14일 안에 가능하다”며 “제품을 바꿔가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불량이 있고 제품의 논란이 있어서 그러는 경우는 많이 없다”고 설명했다.

갤럭시S8의 디스플레이가 비정상적으로 붉은빛을 띠는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해명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다만, 온라인상에서 일부 전문가들과 얼리어답트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들만이 제기되고 있을 뿐이다. 

▲ 갤럭시S8 제품./삼성전자

먼저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반도체의 불량이라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 색을 조절하는 IC(집적회로)나 그래픽을 제어하는 GPU(그래픽 처리 장치)에 미세한 차이가 생겨 일부 제품에서 유난히 붉은 느낌이 강조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부터 사용한 색 좌표 기준인 ‘DCI-P3’도 언급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 기준을 사용하면서 전보다 더 넓은 영역의 색을 표현할 수 있게 됐지만 색 좌표 자체가 일그러져 생긴 문제라는 의견이다.

갤럭시노트7 출시 당시에도 붉은 액정 이슈가 제기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몰레드 특성상 평소 보는 것보다 색상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런 부분이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초록색이 강하다, 파란색이 강하다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휴대전화용 LCD가 1개 픽셀에 적색(R), 녹색(G), 청색(B) 등 3원색의 3개의 서브 픽셀을 모두 넣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S8 화면에 사용한 슈퍼 아몰레드에는 픽셀당 2개의 서브 픽셀만 배치했다. 

갤럭시S8의 아몰레드 화면에서는 2개 이상 픽셀이 있어야한다. 두 픽셀에 포함된 서브 픽셀 4개 중 적(R)과 청(B)은 하나씩인데 녹(G)은 2개여서 전체 색의 균형이 깨질 위험이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RG와 BG 픽셀을 겹쳐 쓰는 대신 일부러 적색을 강화한 딥 레드 아몰레드를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원인은 삼성전자가 밝히기 전까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S8의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는 100만대 넘게 예약 판매됐다. 이는 삼성전자가 예약 판매 제도를 도입한 2013년 갤럭시노트3 이후 최고 성적이며 전작 갤럭시S7의 5배, 갤럭시노트7의 2.5배 수준이다.

특별한 문제와 논란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예약 판매된 기기 중 약 70∼80%가 실제 개통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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