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이슬 후레쉬. /하이트진로

[한스경제 신진주] 참이슬이 소주브랜드 최초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참이슬 출시 18년 만에 처음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경사를 맞았지만 하이트진로로서는 마냥 기뻐할 수 없는 형편이다.

하이트진로의 양대 축인 맥주 사업 부문이 3년 전부터 내리막에 들어서더니, 도통 회복의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소주 브랜드 중에서는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소주사업에서 매출 1조93억816만4,000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참이슬이 차지하는 비중이 98% 이상이란 점을 고려할 때 참이슬 단일 브랜드의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기정사실이다.

매출 1조 돌파는 지난 2015년 11월 단행한 가격인상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클래식의 출고 가격을 5.62% 인상한 바 있다.

국내 주류업계는 업체별 판매량이나 점유율 등을 공개하지 않지만, 참이슬의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은 약 50%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해 참이슬 출고량은 약 17억 병(360㎖ 기준)이다. 대한민국 성인(4천15만 명) 1인당 약 42병의 참이슬을 마신 셈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참이슬은 지난해 가파르게 오른 장바구니 물가와 대형 권력형 비리 사건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은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며 18년 만에 1조 원 고지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소주 사업부문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하이트진로의 실적 성적표는 우울했다. 2016년 매출액은 1조8,902억원, 영업이익 1,240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 7% 줄었다. 순이익은 384억원으로 무려 28%나 감소했다.

작년에 출시한 ‘이슬톡톡’과 ’하이트망고링고’, 참이슬의 판매가 선방했음에도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은 맥주사업의 부진이 주 요인이다.

▲ 하이트 EXTRA COLD 병·캔 /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은 2014년부터 3년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재기를 꿈꾸며 작년 4월 맥아, 호프 등 원료비중과 공법, 상표 등 전 부분에 걸쳐 완전히 새로운 '올뉴하이트(All new hite)'를 내놓았다.

올뉴하이트로 반전을 꾀하던 하이트진로 앞엔 경쟁사의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설이 발목을 잡았다. 연초부터 가격 인상 이슈를 겪으며 가수요가 발생한 것이다. 출고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작년에도 맥주사업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문제는, 수입맥주의 시장 잠식이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이 상시 수입맥주 할인행사까지 펼치면서 올 들어 가정용 주류시장에서 수입맥주 매출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편의점에서 수입맥주 4개에 1만원 프로모션에서, 최근 대형마트에선 6캔에 1만원 프로모션까지 등장했다.

앞으로의 국내 맥주시장의 전망 역시 밝지 않아 하이트진로의 맥주 사업 실적 개선엔 어려움이 예상된다.

불황으로 인한 주류산업의 침체 국면, 회식문화의 변화, 저출산으로 인한 맥주 주요 소비층의 감소 등으로 영업환경이 점차 어려워진다. 또 조만간 롯데주류의 공장 증설에 따른 맥주 신제품 출시가 예상되는 만큼 주류업계 내 점유율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여러 악조건 속에 하이트진로는 올해 맥주부문에서 수익성 중심의 체질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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