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미국의 점진적 금리 인상이 예상되자 강(强)달러 기조에 편승, 달러 자산을 보유하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리스크가 크지 않은데다 정기예금보다 고수익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 자산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금과 달러는 보완재 성격의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떨어지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시중은행들 역시 달러화 투자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 서울 중구 소재 KEB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달러당 원화 환율은 지난해 말 1,210원 선까지 올랐으나 지난 달 27일 1,112.8원까지 떨어졌다. 4월 들어 분위기가 반전되더니 지난 6일에는 1,133.2 원에 마감됐고 18일 종가 기준 위안화 약세의 영향으로 1,142.4원까지 오르는 등 일시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이 지난 11일 출시한 1년 만기 ‘공모 달러투자 통안채 펀드’의 판매실적은 기존 사모펀드를 포함, 지금까지 한달간 총 5회에 걸쳐 총 4,300만달러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고객이 달러로 상품에 투자하면 자산운용사가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 국내 통안채와 AAA등급의 은행채 등에 투자한 뒤 만기에는 다시 달러로 지급하는 상품이다.

투자자는 FX스왑시장에 형성된 원화와 달러화의 금리 차이에 따른 프리미엄(0.5%)과 1년 통안채 수익률(1.2%)을 합해 연 1.7% 수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상품은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판매됐다. 확정 수익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에게 안내한 기대 수익이 있는데 모집기간이 장기화 될 경우 시장 상황이 변동돼 기대 수익이 조정될 우려가 있어 기간에 제한을 뒀다.

KEB하나은행 투자상품서비스부 관계자는 “FX스왑시장에서 달러 금리가 원화 금리보다 높은 상황을 투자기회로 삼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기존 달러 정기예금의 경우 1년 금리가 약 1.2~1.3% 수준인데, 이 상품은 정기예금과 비교해도 위험성이 크진 않지만 스왑시장에서의 스왑포인트 역전현상을 활용해 그보다 더 높은 기대 수익률 시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떨어지자 시중은행들이 달러화에 투자하는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지난 11일 출시한 ‘공모 달러투자 통안채 펀드’(왼쪽), 국민은행이 지난 17일 출시한 ‘달러 적립식 펀드’. 사진=각 사 제공

국민은행도 지난 17일 달러로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달러 적립식 펀드’를 출시했다. 금리 인상에 대비해 만기가 짧은 하이일드채권 펀드, 주가상승에 따른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전환사채 펀드, 물가상승에 따른 채권가격 상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 연계채권 펀드 등 총 3종으로 구성됐다.

달러 등 외화로 투자하는 펀드를 ‘역외펀드’라고 하는데, 그동안 역외펀드는 국내펀드보다 가입제약이 많아 투자하기 어려웠다. 통상 역외펀드는 최소가입금액이 2,500달러로 국내펀드 대비 30배 정도 높아 소액투자자의 가입이 쉽지 않았으나, 이 상품은 최소가입금액이 200달러(약 23만원)로 가입 문턱이 낮아진 점이 특징이다. 이번 상품의 출시로 소액투자자도 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국민은행의 설명이다.

이번 상품 출시 배경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처럼 환율변동성이 큰 경제환경에서 안정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달러자산의 분산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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