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외국계 보험사들이 각자도생을 준비하고 있다. 모기업으로부터 도미노 독립을 하거나 대주주를 교체하면서 뉴브랜드를 내걸고 공격적인 경영에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IFRS17 가안이 확정되는 5월을 기점으로 탄탄한 자본력을 발휘하며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던질 기세다.

▲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국계보험사들이 최근 각자도생을 꿈꾸고 있다. 오는 5월 가안이 확정되는 IFRS17은 외국계보험사들에게 청신호라는 관측도 나온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보험 시장의 판도를 바꿨던 외국계보험사들이 최근 각자도생을 꿈꾸고 있다.

IFRS17에 큰 부담을 느끼는 국내사들과 달리 외국계보험사들에 미칠 타격이 크지 않다. 또 최근 대주주를 찾아 헤매던 외국계보험사들이 주인을 만나면서 새 브랜딩 작업에도 몰두하는 중이다.

AIA생명이 지난달 22일 AIA생명 한국지점을 한국 법인으로 전환 신청하면서 국내에 진출한 모든 외국계 보험사들이 법인이 됐다. 올 초부터는 오는 5월 IPO를 앞둔 ING생명과 중국 안방보험에 대주주를 넘긴 알리안츠생명, 미래에셋생명이 인수한 PCA생명 등이 이슈몰이를 했다.

외국계보험사들은 그간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보험환경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는 5월 가안이 확정되는 IFRS17이 외국계보험사들에게는 청신호다. IFRS17은 원가로 평가하는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국제보험회계기준이다. 국제 투자자가 타국의 보험사의 투자 위험성을 따질 때 쉽게 활용할 수있다.

그동안 외국계보험사들은 자체 회계기준과 국내 환경과 다른 경우가 많아 공격적인 경영이 어려웠다.

국내외 회계기준 차이에 따른 부담이 줄어들면서 상장 카드도 등장했다.

정문국 ING생명 사장은 19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ING생명은 국제 기준에 맞춘 개별 회계기준을 따라왔으므로, IFRS17의 부정적 영향을 받을 국내사와는 달리 우량해질 것”이라며 “새로운 IFRS17 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RBC)을 계산해보면 현재 325%에서 305%로 20% 가량만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알리안츠생명과 PCA생명이 한국 시장에서 고전한 이유에는 국내외 회계기준이 달랐던 점도 있다”며 “IFRS17이 도입되며 기준이 통일돼 가는 시점에 ING생명이 들어가면서 (다른 외국계보험사와는)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 정문국 ING생명 사장이 19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기업공개(IPO)를 설명하고 있다./사진=허인혜 기자

ING생명은 내달 중순 총 3,350만주(40.9%)를 구주매출로 공모한다. 공모 희망가는 3만1,500∼4만원으로 공모규모는 1조552억∼1조3,400억원으로 추산된다.

라이나생명은 이달 초 데이비드 코다니 시그나그룹 대표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모기업인 시그나그룹의 헬스케어 서비스 등을 국내 시장에 적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외국계보험사들의 대주주가 바뀌거나 바뀔 예정이어서 브랜드명 변경도 이슈가 됐다.

최근 중국 안방보험으로 대주주가 변경된 알리안츠생명은 오는 3분기에 ABL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한다. 알리안츠생명 내부에서 ‘안방보험’ ‘AB보험’ 등도 후보에 올랐지만, 중국계 자본에 반감이 있는 국내 시장에서 합당하지 않은 이름이라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잔해진다.

ING생명도 MBK파트너스의 매각 불발로 IPO에 뛰어들면서 뉴브랜딩 작업이 한창이다.

정문국 ING생명 사장은 “ING생명의 새 브랜드 작업은 이미 마무리단계로, 임직원과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새 브랜드 호응도는 좋았다”고 말했다. ING생명 관계자는 “대주주가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중국계라면 이름을 그대로 쓸 수는 없지 않겠느냐”면서 “브랜드 파워가 있는 외국계나 국내사라면 대주주의 이름을 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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