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채성오] 불과 1년전만 해도 한 솥밥을 먹던 선수들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어린 동생은 MVP가 됐지만 3살 많은 형은 2인자로 남았다. 지난해 락스 타이거즈 소속이었던 ‘피넛’ 한왕호와 ‘스멥’ 송경호의 이야기다.

▲ '피넛' 한왕호(왼쪽)와 '스멥' 송경호. OGN 방송캡쳐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에서는 SK텔레콤 T1이 kt 롤스터를 꺾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스폰서 성격상 이동통신사 매치로 불렸지만 실상 ‘락스 타이거즈’ 더비로 봐도 무방한 경기였다. 지난해 한왕호와 송경호는 락스 타이거즈에서 맹활약하며 2016 롤챔스 서머 우승컵을 차지한 바 있다.

▲ SK텔레콤 T1 선수단이 우승 기념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두 선수는 올해 롤챔스 스프링 결승전에서 적으로 만났다. 올 시즌 ‘피넛’ 한왕호와 ‘스멥’ 송경호는 구단과 계약만료 후 각각 SK텔레콤 T1과 kt 롤스터에 둥지를 틀었다.

‘스멥’ 송경호는 본 경기전 방영된 쿠키영상에서 한왕호를 향해 “SK텔레콤 T1을 꺾기 위해 kt 롤스터에 왔다”고 도발했다. 이에 맞서는 ‘피넛’ 한왕호 역시 “우승을 위해 SK텔레콤에 왔다”고 응수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각 팀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간 자존심 대결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최근 kt 롤스터가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무서운 경기력에 막상막하의 난전이 예상됐지만 최종 결과는 3:0. SK텔레콤 T1의 완승으로 끝났다.

한왕호는 2세트와 3세트에서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이며 갱킹의 정석을 보였다. 특히 2세트에서 리신으로 보여준 막강한 파괴력은 kt 롤스터를 무장해제 시키기에 충분했다. 3세트에서도 독보적인 공격력으로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했다.

▲ 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한 '피넛' 한왕호가 기념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OGN 방송캡쳐

‘피넛’이 맹활약 하는 사이 ‘스멥’ 송경호는 아쉬운 다음을 기약했다. kt 롤스터 공격의 선봉장을 담당한 송경호는 매 세트 경기 초반 라인전을 주도해 나갔다. 1세트에서 kt 롤스터가 주도권을 쥘 상황에서는 ‘스멥’ 송경호가 자리하고 있었다.

‘스고수’로 불리며 시즌 막판 절정의 화력을 뽐냈던 ‘스코어’ 고동빈도, 중국 리그 이적생 3인방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였다. 분전을 펼쳤지만 SK텔레콤 T1의 막강한 공격력에 무릎을 꿇었다. ‘마타’ 조세형은 3세트 종료 후 아쉬움의 눈물을 보였다.

▲ 준우승을 확정짓고 아쉬운 기색을 보이는 '마타' 조세형. OGN 방송캡쳐

e스포츠 관계자는 “올 시즌 리빌딩을 통해 ‘슈퍼팀’으로 불린 kt 롤스터의 활약이 기대됐지만 SK텔레콤 T1 공격력이 워낙 막강했다”며 “한왕호가 경기를 하드캐리하면서 이상혁 외에 또 한 명의 스타 플레이어 탄생을 알린 경기였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 T1은 롤챔스 스프링 우승으로 상금 1억원과 ‘2017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출전권을 획득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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