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채성오] 안랩 미국법인 설립과 철수 배경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사측이 입장 표명에 나섰다. 미국 시장진입을 위한 선택이었으며 특정인을 지원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 안랩 판교 사옥. 연합뉴스

23일 안랩 이사회에 따르면, 2013년 설립된 미국법인(안랩 USA)은 사업 환경 변화와 전략 변경에 따라 지난해 철수하게 됐다. 이는 안랩 미국법인 설립 배경 의혹에 대한 입장이다.

최근 안랩 USA 설립 당시 사외이사들이 2차례나 반대했었다는 입장이 발표되면서 설립 배경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의 딸이 다니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 근처에 안랩 USA를 설립해 경제적 지원을 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실제로 안랩 USA가 설립된 장소는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로, 안 후보 가족이 살았던 곳으로 추정되는 팔로알토 지역과 20분 거리에 위치했다. 안랩이 미국 진출을 계획했던 2012년에는 설희씨가 스탠포드 대학 박사 과정에 입학한 시기로 알려져 있다.

3년여만에 미국 시장에서 철수한 배경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안랩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설립년도인 2013년 연간 1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15억6,000만원의 자금을 추가투입했다. 샌머테이오로 이전한 2014년 2,200만원으로 적자 규모가 크게 줄었고 지난해 1,500만원까지 손실폭을 줄였지만 돌연 사업을 철수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안랩 이사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관련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미국법인을 설립하기로 계획한 2012년 7월 당시 지능형 지속 공격(APT) 보안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고 이에 따라 미국 시장 진출 적기로 판단했다고 안랩 이사회는 전했다.

2013년 초 거래 조건으로 미국 법인 설립을 요구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있어 같은 해 3월 사무소를 법인 형태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대했던 거래선과의 협상이 모두 무산되면서 미국법인 사업 성과가 목표에 미치지 못해 3년여만에 철수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안랩 USA를 통해 설립자인 안 후부 가족에 대한 지원을 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법인을 설립한 이유는 실리콘밸리 내 우수 인력 확보와 용이한 정보 수집 때문이지 특정인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안랩은 설립 이래 투명경영을 실천해 왔다고 주장했다. 모든 중요 결정은 사외이사 3인이 포함된 이사회를 통해 논의하는데 기록으로 보존돼 있다고 설명했다.

안랩 이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최근 특정 정당 및 일부 언론에서 아무런 근거없이 의혹을 제기하거나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러한 행위를 자제해 주실 것을 부탁하는 한편 정도가 지나치다고 판단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법을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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